중국 화웨이 신사옥 살펴보니..."유럽을 그대로 옮겨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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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1-2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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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둥관에 1조6천억 들여 지은 신사옥 캠퍼스

  • 옥스퍼드 등 유럽도시 건축물 본따 설계

  • 자연과 조화…전기열차 등 친환경 캠퍼스

  • 선전시 비싼 집값 피해 지은 화웨이 새 심장부

중국 화웨이가 새로 지은 둥관 신사옥 캠퍼스 전경. [사진=웨이보]



"영국 옥스퍼드 대학을 연상케 하는 고풍스럽고 웅장한 화웨이 대학 캠퍼스, 영국인들에게 꾸준히 사랑 받는 휴양지 윈드미어를 연상케 하는 잔잔한 호숫가 마을, 체코 체스키크롬로프같은 동화 속 마을, 스위스 산악열차를 연상케하는 빨간열차까지……."

유럽 얘기가 아니다. 모두 중국 광둥(廣東)성 둥관(東莞)시 쑹산후(松山湖) 하이테크 단지에 소재한 중국 '혁신의 상징',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신사옥 캠퍼스를 묘사한 것이다. 총 면적 1900무(畝, 1무=666.7㎡)에 달하는 둥관 신 사옥 캠퍼스를 짓는데 화웨이가 투자한 금액만 100억 위안, 우릿 돈으로 약 1조6600억원이 넘는다고 선전 위성TV는 최근 보도했다. 

둥관 신사옥은 화웨이 창업주인 런정페이(任正非)  총재가 상상했던 ‘꿈의 직장’을 현실로 만든 것이라 볼 수 있다. 화웨이를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키우려는 런 총재는 사옥 역시 애플이나 구글에 버금가야 한다고 여겼다. 그가 꿈에 그리던 사옥은 산과 호수와 같은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곳에 자리잡은 것이다. 한적한 전원마을에서 안락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직원들이 생활하면서 근무할 수 있는 그런 곳. 런 총재가 둥관 쑹산후 하이테크 단지에 신사옥을 세우기로 한 이유다.

지난 2015년부터 공사에 돌입한 화웨이 둥관 캠퍼스는 지난해 거의 대부분 완공됐다. 현재 화웨이 선전 캠퍼스에서 근무하던 직원 절반 수준인 1만7000명 정도가 이곳으로 옮겨왔다. 둥관 캠퍼스는 향후 2만5000명 직원을 수용한다는 계획이다. 

총 1900무 면적엔 서구 유럽풍의 고풍스러운 건축물이 세워졌다. 충칭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해 건축과 조경에 유독 관심이 많은 런 총재가 직접 설계에 참여했다. 

총 12개 구역으로 이뤄진 캠퍼스는 각각 영국 옥스퍼드, 윈드미어, 룩셈부르크, 벨기에 브뤠헤, 스위스 프리부르, 프랑스 부르고뉴, 이탈리아 베로나, 프랑스 파리, 스페인 그라나다, 이탈리아 볼로냐, 독일 하이델베르그, 체코 체스키크롬로프 등 유럽 12개 도시를 본떠 만들었다. 이중 8개 구역은 이미 완공됐고, 현재 4개 구역도 마무리 공사 중이다. 중국 현지 언론엔 이미 '유럽의 작은마을(鷗洲小鎭)'이라는 별칭으로 소개됐다.  

스위스 알프스 산맥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빨간 열차도 캠퍼스 구석구석을 돌아다닌다. 캠퍼스 면적이 어찌나 큰지 열차로 전체를 둘러보는 데에만 22분이 걸린다.

전기로 운행되는 친환경 열차인데, 실제로 스위스에서 생산해 들여온 것이다. 일반 버스와 비교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 줄일 수 있다는 게 화웨이 측의 설명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둥관 캠퍼스 곳곳에서는 실제로 '친환경적' 요소가 눈에 띈다. 빗물을 재활용해서 정원이나 화장실, 에어콘 등에 사용해 수자원을 30% 절약한다. 또 값싼 심야 전력으로 빙축열조에 얼음을 저장했다가 전력요금이 비싼 낮시간에 냉방을 하는 빙축열기술 냉방장치와 고효율냉동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 대부분 건축물은 계단을 위주로 하되, 엘레베이터는 보조 역할만 하도록 설계했다. 

사실 런 총재가 화웨이 본사가 위치한 선전이 아닌 약 한 시간 정도 떨어진 둥관 쑹산후 하이테크단지에 신사옥을 건설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최근 수 년새 선전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물가도 올랐기 때문. 이로 인해 선전시 생활비용이 급등하면서 우수한 인재들이 자꾸 유출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둥관에 새로 지은 캠퍼스는 향후 화웨이의 심장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화웨이 둥관 신사옥 캠퍼스 홍보영상. [영상출처=유튜브 '린훙보(林鸿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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