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농 김가진전'의 저자 김위현, 동농을 말하다

류은혜 기자입력 : 2019-01-17 15:33
김위현 명지대 사학과 명예교수 “동농은 난세의 선각자, 구국의 큰어른”
 

김위현 명지대 사학과 명예교수. [사진=최석우 편집위원 제공]



제국의 대신에서 민국의 국민으로, 일생을 개화와 독립에 바친 동농 김가진을 대한민국은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그의 삶을 다룬 최초의 전기 <동농 김가진전> 끝머리에 붙은 참고문헌을 살펴보면, 단행본은 가장 빠른 게 1982년이고, 논문은 모두 2000년 이후에 나왔다. 우리 근대사에서 그가 수행한 역할을 생각하면, ‘동농 연구’는 너무나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동농 김가진전>의 저자, 김위현 명지대 사학과 명예교수를 만나, 동농이 누구인지 들어보았다.

동농 전기를 쓰신 분은 교수님이 처음이십니다.
= 벌써 25년이 된 일입니다. 서울역에서 우연히 만난 선배가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오늘 유공자 심사가 있었는데, 동농 선생 건은 또 유보가 되었어. 워낙 거물이라서. 보통 인물이었으면 벌써 유공자로 결정이 났을 텐데.” 적합이면 적합이고, 부적합이면 부적합이지, 유보는 무슨 소린가. 그때부터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 전기 쓰는 데 15년 넘게 걸리셨군요.
= 단편적으로 흩어져 있던 사료들을 모으고, 조선왕조실록에서 동농이 올린 많은 상소문들을 찾았지만, 부족했어요. 그러다가 2008년 여름 동농의 후손들이 간직한 가장(家藏) 문서들을 접했습니다. 손자인 임시정부기념사업회 김자동 회장의 자문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동농은 어떤 분입니까?
= 동농의 일생은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교육구국(敎育救國). 둘째, 자주외교. 셋째, 산업진흥. 넷째, 개혁정치, 그리고 다섯째 독립운동입니다. 동농은 어느 자리에 있든 그 직무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시대환경이 변하면 부득이 개량해야 한다는 개혁정신을 갖고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동농을 친일파 혹은 근왕파로 깎아내리는 쪽도 있다고 합니다.
= 일제로부터 남작을 받았는 거요? 그건 대한제국에서 대신을 지낸 사람들에게 모두 준 겁니다(친일의 대가가 아니라는 뜻). 은사금도 현금으로 준 게 아니라 증권으로 준 겁니다. 무슨 친일파가 집을 빼앗깁니까? 상해 망명도 그래요. 그때 일본이 세계 각국에 뭐라고 선전했느냐 하면, 임시정부는 반항하던 평민들이 만든 거다. 왕과 귀족은 모두 합방에 찬성했다. 이랬어요. 그게 동농의 망명으로 거짓인 게 드러난 겁니다. 동농은 자신이 쓴 글에 꼬박꼬박 대한민국 원년, 2년, 이런 식으로 연호를 붙였어요. 그런 분이 어떻게 근왕파입니까?

앞서, 동농의 서훈이 유보된 게 전기를 쓴 계기가 되었다고 말씀하셨는데.
= 우리가 역사를 똑바로 알아야 해요. 서훈은 심의위원회 전원이 찬성해야 돼요. 동농이 운산금광으로 리베이트를 받았다고 한 분이 있었는데, 그때 운산금광은 탁지부 소관입니다. 농상공부 대신이었던 동농의 소관 밖이에요. 충남관찰사 시절에, 의병을 서울로 압송시켰다? 그때가 어떤 땝니까? 왜놈 군대가 의병을 마구 학살하던 땝니다. 서울로 보냈다는 건, 정식 재판을 받게 해줬다는 뜻이고, 그건 즉결처분을 피하게 해줬다는 뜻 아닙니까? 그걸 의병 탄압했다고 오해하면 안 되지요. 사법권도 다 일본이 행사했어요.

동농의 유해가 아직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 그래서 서훈이 중요한 거예요. 굳이 훈장 받자고 독립운동 한 거는 아니잖습니까? 동농 유해가 어디 있는지는 측량만 하면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10년에 예관 신규식 선생의 유해가 돌아왔는데, 옛날 사진을 보면, 동농 묘가 예관 묘 바로 뒤에 있어요. 그런데 서훈을 못 받으면 유해 봉환이 불가능해요. 중국 정부에 국가 차원의 협조 요청을 할 수 없잖습니까. 올해가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데, 더 늦기 전에 해결이 돼야 해요.

김위현 교수는 동농 전기를 서술함에 있어서 “역사학의 정신과 기술 방식에 중점을 두어, 일절 평가나 가감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기로서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사실만 썼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전기를 펴내면서, 서문에 “새로운 사료가 입수된다면 언제든지 수정 보완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대담·정리=최석우 <독립정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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