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부동산 위기]규제강화에 中투자 썰물까지…뜨겁던 호주 부동산도 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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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9-01-0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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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드니·멜버른 중심으로 하락폭 커…올해도 하락세 계속될 전망

[사진=아이클릭아트 ]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는 호주 부동산도 빗겨가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최근 아시아 시장의 부동산 둔화 추세를 전하며 그 배경으로 이자 상승, 정부의 규제완화, 주식시장의 변동성 증대 등을 꼽았다. 중국인 투자 감소도 부동산 시장의 냉각에 영향을 끼쳤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뜨거웠던 호주 부동산 규제강화에 하락 

멈추지 않을 기세로 고공행진하던 호주 부동산시장의 냉각이 가속화하고 있다. 호주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때 원금을 제외한 이자만 먼저 갚는 거치식 만기일시 상환 방식의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한 것이 하락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코어로직스의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호주 전체의 주택가격은 지난해 4분기에만 2.3% 하락했다. 이는 분기별 하락폭으로는 지난 2008년 이래 가장 큰 것이다. 

주택가격이 정점을 찍은 2017년과 현재 가격을 비교하면 낙폭이 더 크다. 시드니 주택 평균 가격은 2017년에 12.8%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지난해에는 5.8% 떨어졌다. 하락세는 최근 더 거세졌다. 블룸버그는 최근 시드니의 주택 평균 가격이 지난해 10월 이후 11.1%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는 부동산 침체가 두드러졌던 1989~1991년의 급락폭을 훌쩍 웃도는 것으로 당시 이자율은 무려 19%에 달했다.

코어로직스와 무디스애널리스틱스가 8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부동산은 올해 대도시 중심으로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올해 가장 큰 하락세를 기록할 도시로 멜버른을 꼽았다. 호주 2대 도시이자, 시드니와 함께 지난 몇년간 부동산 급등을 주도한 지역 중 하나다. 2015년에는 시세 차익을 노린 중국 투자자들의 사재기로 멜버른 전체의 빈 집이 4.8%나 된다는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2020년까지 중국인들의 호주 주택 소유비중이 2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프로스퍼오스트레일리아는 당시 빈 집의 증가는 하락기에 부동산 급락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코어로직스는 당시 경고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시드니 전체 주택 가격이 3.3%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맬버른의 하락폭이 6%로 더 클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줄고있는 중국인의 투자 수요도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부동산 애널리스트인 패트릭 왕은 “중국 경제가 무역전쟁의 영향을 받으면서, 국외로의 자금 유출이 힘들어지면서 시드니와 홍콩 등에서 수요가 약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가 주택 타격 가장 클 것 

대출규제는 고가 주택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애널리스틱스는 최근 고가의 주택이 많은 시드니 동부 교외지역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이 지역 집값이 올해는 6.7%, 2020년에는 5.4%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드니 전체 예상 하락폭인 3.3%에 비해 매우 높은 것이다.

이 지역의 하락세가 더 가파른 것은 2012~2017년까지 이어진 부동산 버블기에 가격 상승폭이 가장 높았기 때문이라고 호주 뉴스닷컴은 지적했다. 급여상승률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부동산 가격만 높이 치솟아 소비자들의 구매여력이 크게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리얼이스테이트닷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네리다 코니스비는 대출 규제는 특히 200만 달러(약 22억 5000만원) 이상의 고가 주택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호주 정부의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코어로직스의 리서치 대표인 팀 로우리스는 블룸버그와에 “금융정책의 변화는 주택 가격 약화 상황을 반전시킬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가격 급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2012년부터 이어진 급등세로 호주 주택 가격이 약 70%나 오른 만큼 어느 정도의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시드니의 평균 주택 가격은 여전히 6년 전에 비해 60% 높은 수준이다. 물론 전문가들은 향후 추가하락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 경제학자들은 10%가 넘는 추가 하락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계속되는 하락은 소비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업체간의 부동산 전망이 엇갈리는 경우도 있다. 리얼이스테이트닷컴의 코니스비 이코노미스트는 뉴스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코어로직스 보고서에 나온 가격 하락폭 예상치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보고서를 따르면 멜버른이 시드니보다 하락폭이 작다"면서 "일부 지역은 지난 12개월간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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