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KT 화재,원인과 대안] ④ '은둔'의 황창규 회장, 국회 출석…"책임 집중 질타"

정두리 기자입력 : 2019-01-15 06:00
- 과방위 현안질의 참석...14일까지 참석 고심 - 글로벌 일정 등 5G 설파에는 광폭행보 대조

황창규 KT 회장이 지난 11월 25일 전날 화재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지사를 찾아 기자회견을 하고 화재로 인한 통신 장애 등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황창규 KT 회장이 오는 16일 국회에 출석한다. 아현국사 화재에 대한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현안질의를 위해서다. 황 회장은 지난 14일 오후까지 직접 참석하는 방안과 오성목 사장을 대리 출석 시키는 방안을 놓고 고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24일 아현국사 화재 이후 책임론이 불거지자 과학기술정보통신 업계 신년 인사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등 은둔의 행보를 보여왔다. 

15일 국회와 KT 등에 따르면 이날 황창규 회장은 대통령-기업인 만남에 이어 오는 16일 개최되는 과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한다. 앞서 과방위는 KT 아현국사 화재 관련 현안질의 관련 대표자로 황 회장의 참석을 요청한 바 있다.

KT 관계자는 “국회에서 황창규 회장의 출석 요청을 받고 오늘 참석하기로 확정지었다”고 했다. 국회 관계자는 “KT가 처음에는 황창규 회장이 아닌 대리인을 출석시켜도 되냐고 했지만, 황창규 회장에 대한 출석을 재요구했다”면서 “이에 맞춰 현안질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과방위 의원들은 황 회장을 겨냥해 KT 화재로 발생한 통신대란의 복구과정, 피해보상방안 등에 대한 후속조치 계획과 안전 대책을 방기한 KT 경영진에 대한 책임 추궁 등의 집중 질타를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황 회장은 화재 발생 다음날인 지난해 11월25일 아현국사를 찾아 국민에게 고개를 숙이고,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호출로 ‘통신3사 CEO 긴급 대책회의’에 불려 나갔었다.  하지만 사태 수습 대책 마련과 실행엔 소극적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앞서 황 회장은 지난 4일 열린 ‘2019년 과학기술인·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도 불참했다. 이 자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유영민 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해 정보방송통신업계 관계자 600여명이 참석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도 통신사를 대표해 참석했으나 KT 수장인 황 회장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업계에선 권력형 비리 연루 의혹까지 받고 있는 황 회장이 KT 화재 문제까지 악재가 겹치자 공식석상에 얼굴을 내비치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반면 황 회장은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 초기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에는 기민함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지난 12월 14일 ‘2018년 1등 워크숍 성과공유회’에서 모습을 드러낸 황 회장은 “KT는 1등 워크숍이 추구하는 소통과 협업, 그리고 임파워먼트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5G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5G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올 신년사에서 강조한 것도 5G 일색이다. 황 회장은 2019년 KT그룹 CEO 신년 메시지를 통해 △5G에서 압도적인 1등 달성 △글로벌 1등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성장 △5G에 맞는 기업문화를 강조했다. KT 화재에 대해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고 언급한 게 전부다.

황 회장은 오는 21일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2019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해외 일정은 일찌깜치 확정지었다. 황 회장은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대한민국 5G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발판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이 5G 주도권 잡기에 몰두하고 있는 사이 국회의원과 시민단체들은 KT의 부실한 재난대비 시스템을 질타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열린 ‘KT아현국사 화재 피해에 대한 철저한 보상 및 KT 통신공공성 확보 위한 경영구조 개선 촉구’ 기자회견에서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5G 시대를 맞아 통신시설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안전망을 갖춰 서비스 발전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황창규 회장은 자리보전에 목을 매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달 14일 소상공인연합회는 서울 광화문 KT 본사로 자리를 옮겨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피해 보상을 위한 공동소송을 추진한다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회는 KT에 공동조사단을 구성할 것을 요구하며 황 회장에게 이번 사태에 책임질 것을 촉구했다. KT민주화연대도 지난 5일 KT 본사 앞에서 황창규 퇴진 목소리를 높였다.

노웅래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15일 KT 화재 피해 공동조사단을 위한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앞서 노 위원장은 KT가 아현국사를 D등급으로 축소 분류했다며 “불법 후원금 쪼개기 등 황창규 회장이 각종 구설수에 오르는 동안, KT는 통신시설 등급 축소 조작과 같이 국가통신망에 대한 기본적 책임도 다하지 않았다”면서 “황창규 회장이 최종적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재난을 일으킨 기업의 수장이 후속 조치에서는 투명인간과도 같았다”면서 “수익 위주 사업에 몰두해 안전관리 미흡에 따른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펼치고 있는 5G 상용화 광폭행보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국회 전체회의에 대표자로 나서는 만큼 책임감 있는 발언을 하길 바란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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