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최저임금 후폭풍’ 지금 프랜차이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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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9-01-08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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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토요일에만 24시간 운영을 하는 홍대 앞 할리스커피 [사진=이서우 기자]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10.9% 오르면서 외식업계가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인건비, 전기료 등 줄일 수 있는 비용을 최대한 줄여야 버틸 수 있다는 것이다.

일요일인 지난 6일 오후 10시경 홍대를 찾았다. ‘젊은이의 거리’란 명성에 걸맞게 홍대입구역 앞 사거리부터 합정역으로 이어지는 구간까지 사람과 불빛으로 가득했다. 자정을 넘기자 골목 사이사이 간판 불이 꺼지고 한산한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일반 음식점은 오후 10~11시, 주점은 새벽 2시 대부분 영업을 끝내기 때문이다. 24시간 영업이라고 간판에 써둔 가게들도 실제로는 새벽 1~2시까지 마지막 주문을 받고, 일주일 중에 하루를 온전히 쉬거나 문을 늦게 여는 식이었다. 홍대 삼거리포차 별밤은 문 닫는 시간을 과거 새벽 5시에서 3시까지로 2시간가량 당겼다.

대형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매장 매출은 고정돼 있거나 소폭 느는 데 비해, 고용하는 아르바이트 직원은 일의 양이나 업무 강도는 똑같으면서 임금이 10% 이상 올랐다. 점주들 입장에서는 수익이 당연히 감소한다”며 “그러면 아르바이트 직원들 근무 시간을 조정해 손실 부분을 보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6년 정점을 찍었던 24시간 영업 매장은 줄어드는 추세다. 롯데리아 24시간 매장은 지난해 말 기준 134개로 전년 대비 28개 감소했다. 버거킹도 35개에서 19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커피 전문점 ‘탐앤탐스’는 2018년 6개, 올 들어 1개 연이어 24시간 매장을 줄였다. 현재 탐앤탐스 24시간 매장은 전체 433개 가운데 5분의 1 수준인 93개에 불과하다. 

영업시간 단축뿐만 아니라 키오스크(무인계산기) 도입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 치킨업체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분을 고려했을 때, 키오스크의 대체 인력효과는 20% 수준에 달한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등 대형 프랜차이즈는 전체 매장의 60%에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버거킹도 키오스크 도입 매장이 절반을 넘어섰다.

 

키오스크 기기를 설치한 당산역 앞 분식집 내부 전경[사진=이서우 기자]



최저임금발 한파는 비단 대형프랜차이즈뿐만 아니라 ‘골목식당’에도 불어닥쳤다. 지하철 2호선 당산역 앞에서 10년 가까이 장사를 하고 있는 24시간 분식집도 최근 키오스크 기기를 설치했다.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배달과 홀 서빙, 조리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일일이 사람이 주문을 받을 수가 없다는 설명이다.

상권과 자본력에 따른 ‘빈익빈부익부’ 현상도 존재했다. 24시간 운영 매장은 역세권에 자본력으로 버틸 수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할리스커피의 경우 새롭게 문을 연 홍대입구역점은 24시간 운영하지만, 지하철 역에서 도보로 10분가량 떨어져 상대적으로 심야시간 유동인구가 적은 홍대 앞 매장은 금~토요일에만 밤새 문을 연다. 당산역 앞도 마찬가지다. 오래된 분식집을 제외하면 할리스커피 정도만 24시간 운영을 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도 힘든 건 마찬가지지만 약자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이 죽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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