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90일 ‘휴전’은 ‘명분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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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8-12-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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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 소장 인터뷰

[사진=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 소장]


"미·중 정상이 90일간 추가적인 보복조치를 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은 무역전쟁의 '종전'이 아니다. 양국은 잠시 시간을 갖고 서로 '명분쌓기'를 하는 것이다."

김흥규 아주대학교 중국정책연구소 소장이 최근 아주경제와 한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전쟁 '휴전'에 대해 내놓은 분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이후 중국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 인하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지식재산권 침해 처벌 강화 ▲중국제조 2025 대폭 수정 등 일련의 양보성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이 이례적인 태도를 보이자 무역전쟁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김 소장은 "이번 휴전은 각자의 내부적 상황들과 장기적인 전략적 경쟁을 위한 '숨 고르기' 차원"이라고 진단했다. 미·중 갈등의 본질은 단순히 무역불균형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이 중국의 급부상을 견제하기 위한 '기술패권 경쟁'의 성격이 짙다는 이유에서다.

김 소장은 "ZTE(중국명 중흥통신), 화웨이 등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그 근거"라며 "중국이 미국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양국의 패권다툼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역사를 되짚으며 강대국의 패권다툼이 무력충돌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민족국가 체제가 형성된 이후 세계적인 차원의 패권 다툼이 16차례 있었는데 이 중 75%에 이르는 12차례가 전쟁으로 귀결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미·중 패권경쟁이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김 소장의 분석이다. 핵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를 강대국이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전쟁의 파괴적 결과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같은 차원에서 양국의 경쟁은 내적인 역량, 즉 완결적 경제 구조를 어떻게 운용하는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중국은 내적 역량을 키우기 위해 주변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미국과 서방의 압력에 대응해 자강력과 자생력을 갖추려 할 것이라는 게 김 소장의 견해다. 전 세계 인구의 20%(중국 인구)에 달하는 자기 완결적 시장구조를 형성하고 주변국을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김 소장은 "그렇게 되면 미국이 낼 수 있는 카드는 '확전'"이라고 꼬집었다. 중국이 독자적인 이념체계로 세계를 변화시키려 한다면 미국도 이에 맞대응 할 것이고, 결국 세계는 미·중 양강 체제에 따라 '자유민주주의체제'와 '권위주의체제'의 대결구도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문제는 대외 의존형 국가인 한국이 미·중 패권전쟁 폭풍우에 휩쓸리기 쉽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당장 '미국이냐, 중국이냐' 하는 이분법적 선택이 아닌 사려 깊은 외교 역량을 키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남북한의 대결 비용을 최소화해 국가의 내적 균형을 강화하고, 공동체적인 사고와 체제로 내적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정치 역량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경제나 사회·외교·안보 분야에서 전문가들을 존중하고, 정교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나가야 한다"며 "남북한이든 여야든 보수·진보든 선택과 집중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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