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두달째 ‘경기둔화’…믿었던 소비‧수출마저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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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8-12-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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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업일수 늘어 지표상 증가폭 확대…일시적 요인 빼면 부진흐름 지속

  • 민간소비 부정적 신호 점증-수출증가세 완만

[사진= 한국개발연구원(KDI) 제공]


소비‧수출이 주춤해지면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 경제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는 판단을 두 달째 이어갔다. ‘소비‧수출 흐름이 견조하다’는 것은 우리 경제가 아직 둔화 국면에 위치하지 않았다는 정부의 경기인식 근거로 활용돼 왔다.

KDI는 10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1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 증가세도 완만해지면서 경기가 점진적으로 둔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8월까지 경기가 개선추세에 있다고 판단한 KDI는 9~10월에 개선추세라는 문구를 뺀 데 이어, 지난달 ‘전반적인 경기는 다소 둔화된 상황’이라며 경기 둔화를 공식화했다.

국책연구기관인 KDI가 두 달째 우리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한 것이다. 이는 그간 경기를 지탱해 온 소비와 수출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KDI는 “내수는 추석연휴의 이동으로 증가폭이 일시적으로 확대됐으나, 전반적인 흐름은 부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10월 소매판매와 투자는 조업일수가 증가하면서 지표상으로 증가폭이 확대되거나 감소폭이 축소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의 추석연휴가 올해 9월로 이동하면서 조업일수가 증가(5일), 지표 전반에 영향을 미쳤지만 부진해지는 경기흐름을 바꾸지는 못했다는 의미다.

KDI는 “일시적 요인을 감안하면 소매판매 증가세는 미약한 것으로 판단되며, 소비자심리도 악화돼 민간소비에 대한 부정적 신호가 점증하는 모습”이라며 “투자도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면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1월 수출은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 주요 수출품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다소 완만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정부는 투자와 고용이 부진해도 소비‧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보인다는 이유로 '둔화'라는 표현을 애써 외면해 왔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전반적으로 우리 경제는 수출‧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그러나 투자‧고용이 부진한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수출마저 부진해지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오면서, 정부도 더 이상 경기하강 흐름 판단을 늦추기 힘들어졌다. 정부의 경기인식을 살펴볼 수 있는 ‘최근경제동향’은 오는 14일 발표된다.

최근 주요 경제지표를 보면, 10월 전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7%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추석연휴 영향이 배제된 9~10월 평균으로 보면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KDI는 “광공업생산과 서비스업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일시적 요인을 고려하면 전반적인 산업생산의 증가세는 미약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10월 소매판매액과 서비스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5%, 5.4% 증가했고, 9~10월 평균으로는 각각 2.7%, 1.9% 증가했다. KDI는 “주로 추석연휴 이동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며 “민간소비 증가세가 점차 약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수출은 반도체‧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증가폭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11월 수출은 전월(22.7%)보다 낮은 4.5%를 기록했다. 9~10월 평균인 5.7%보다 낮다.

10월 설비투자는 전월 감소(-19.1%)에서 9.4% 증가로 전환됐다. 조업일수 증가(5일, 25%) 영향이다. 추석연휴 이동 등 일시적인 요인을 감안하면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게 KDI의 판단이다.

10월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만4000명 증가, 전월(4만5000명)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KDI는 “임시‧일용직 취업자 수 감소폭이 일시적으로 축소됐으나, 자영업자 감소세가 심화되면서 전체 취업자 수는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KDI는 “국내 금융시장은 대외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며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단, 세계경제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약해지고 있으며 △미국 금리인상 △신흥국 금융불안 △미·중 무역갈등 등 불안요인도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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