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하면 임기 끝…1년짜리 농협금융 계열사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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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8-12-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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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본임기 1년ㆍ연임 1년 단위…국내 금융사 중 가장 짧아

  • 단기 실적엔 효과…전문성 강화ㆍ리스크 관리엔 부정적

[사진=농협금융지주 제공]


농협금융 계열사 CEO들의 임기가 너무 짧아 전문성은 커녕 중장기 전략조차 수립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농협금융 CEO들의 임기는 대부분 1년으로 국내 금융사 가운데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월 선임된 이대훈 농협은행장과 오병관 농협손해보험 사장의 임기가 한 달가량 남았다.

이 행장은 올해 농협은행의 실적을 사상 최대로 끌어올리며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오 사장 역시 연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농협중앙회와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의 의중에 따라 다른 계열사로 이동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농협금융 CEO들의 기본 임기는 1년이고 연임은 1년 단위로 가능하다. 지배구조내부규범상으로는 최초 선임 시 임기는 2년 이내로 하되 연임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실상은 임기 1년에 연임하는 방식이다.

결국 CEO들이 취임 직후부터 사업장을 다니며 현장 점검을 하면서 2~3개월을 보내고, 경영환경에 맞는 사업을 추진하다보면 임기가 끝나는 것이다. 신한·KB·하나금융 등 경쟁 지주사는 자회사 CEO에 대해 기본 2년 임기 후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농협금융이 다른 지주사와 비교해 임기가 짧은 것은 김용환 전 농협금융 회장 시절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한 지침이었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고삐를 죄어 단기 실적을 올리기 위함이다.

그러나 금융업 본연의 업무뿐 아니라 농협이 최우선과제로 꼽고 있는 디지털과 글로벌은 단시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 리스크 관리에도 상대적으로 소홀해질 수 있다.

김광수 회장 역시 전문성을 강조하면서 임기를 늘려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임을 위해 양적 성과에만 집중하다보면 장기 플랜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부에서도 자회사 CEO의 임기 연장을 고민 중이지만, 자회사 CEO 임기는 이사회 통과가 필요한 사안이어서 당장 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업은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리스크까지 고려한 경영전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초단기 임기로는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쌓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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