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편의점, 12월부터 안전상비약 판매...中 소비자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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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8-12-04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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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상비약 판매 허가…베이징 차오양구 징커룽편의점부터 시작해 향후 확대

  • 중국 약사 "편의점과 충돌 없을 듯, 상관없다"

[사진=바이두]


"약국 문 닫는 시간이거나 약국이 집 주변에 없어서 아이가 아프면 난처할 때가 많다. 집 근처 편의점에서 급히 필요한 해열 진통제, 소화제 등을 판매하게 된다니 무척 다행이다"

베이징(北京) 차오양(朝陽)구에서 사는 주부 한양(韓洋)씨는 "지난달에 다섯 살 난 아들이 급체해 구토가 나고 열이 났었다"면서 "집에서 그나마 가까운 약국도 차를 타고 20분 거리여서 한참 가서 해열제를 사와야 했는데, 집 가까운 편의점에서 상비약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면서 이처럼 말했다.

12월부터 해열제, 감기약, 소독약 등 일부 안전상비의약품을 편의점에서 살 수 있다고 중국 중앙인민라디오방송 인터넷판 앙광망(央廣網)이 3일 보도했다. 현재는 베이징 차오양구에 위치한 징커룽(京客隆) 징제(京捷)편의점 궁티둥루(工體東路)점에만 판매되지만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중국에서 편의점 상비약 판매를 허용한 곳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5년 푸졘(福建)성에서 관련 규정이 처음으로 나온 데 이어 지난 2016년 4월 푸톈(莆田)에서도 편의점 약품 판매를 허용했다. 

베이징은 상하이(上海), 광저우(广州), 선전(深圳) 등 남방 지역보다 편의점 발전이 크게 떨어진다. 겨울 한파로 인해 집 밖을 나서는 사람이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도로가 넓어 육교와 지하도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베이징에서는 편의점이 별로 없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번 편의점의 상비약 판매가 허용됨에 따라 업계 내에서는 베이징 편의점에 봄날이 올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중국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상비약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점주가 자율적으로 가격을 결정할 수 있다. 그래서 같은 브랜드 편의점이라도 일부 점포에서는 가격이 다를 수 있고 약국에서 파는 약제보다 가격이 비싸다.

편의점에서 구할 수 있는 안전상비약은 총 62개 품목이다. 안전상비약뿐만 아니라 35종의 의료기기도 구매할 수 있다. 중국 감기약 '반란건커리(板藍根顆粒)', 해열제 '진인화루(金銀花露)', 체온계 등 품목이 포함됐다.

졔펑(解峰) 베이징시 차오양구 식품의약감독관리국 국장은 "오남용 우려가 적고 안전성과 유효성이 높아 전문지식이 없어도 먹을 수 있는 약품으로만 선정됐다"면서 "약리작용상 부작용이 적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편의점이 약을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현행법상 매장 면적이 20㎡(6평) 이상이어야 하며, 대형 슈퍼마켓이나 대기업이 운영하는 편의점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편의점 의약품 판매가 시작되자 소비자들은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주부 3년차 리졔(李潔)씨는 "그동안 중국에서는 다른 국가와 달리 편의점에서 약을 구매할 수 없었다"며 "앞으로는 약이 급하게 필요할 때 쉽게 구할 수 있게 돼 불편함을 덜게 됐다"고 말했다.

징커룽 징제 편의점의 한 직원은 "중국에서 처음으로 편의점에 안전상비약을 도입했다는 소문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며 "이번 도입으로 소비자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매장에 항상 소비자를 위한 의약품 안내책자도 갖추고 있고, 한 번에 한 통씩만 판매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편의점과 약국과의 충돌, 약국의 도태와 관련해서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인사자는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의약품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약국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문가와 의사의 소견이 필요한 약을 사야 할 경우에는 반드시 약국이나 병원을 가야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편의점내 의약품 도입과 베이징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블루오션으로 통하는 중국 편의점 시장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베이징시는 지난 10월 편의점 발전 방안을 발표하고 안전상비의약품의 판매를 허용했다.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매장에는 보조금을 지원하고, 영업허가 기준을 완화해 제공 가능한 서비스 범위도 확대할 예정이다.

중국 전문가들은 "지난해 중국 편의점 매장 수와 매출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발전 중이지만 아직 개선될 부분이 많다"면서 "이번 의약품 도입으로, 중국 편의점이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보이고 편의점 시장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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