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눈치'보는 텐센트, 위챗·QQ…‘병편지’ 기능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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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8-12-0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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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란물, 불법광고, 악의적 콘텐츠 유포 용이 이유

  • 당국 온라인 검열·규제 갈수록 심화

[사진=바이두]


중국 당국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겨냥한 대대적인 온라인 단속을 진행하자 중국 대형 IT 기업 텐센트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마련했다. 자사의 대표 메신저 위챗과 큐큐(QQ)에서 음란물과 불법광고, 부정적 콘텐츠 유포에 용이한 일부 기능을 중단키로 한 것. 

3일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에 따르면 지난 11월 30일 위챗의 공식계정 위챗파이(派)에는 “오늘부터 위챗과 QQ의 ‘병편지 메시지(drift bottle·漂流瓶)’ 기능이 중단된다”는 공고가 게재됐다.

공고는 “SNS에서 저속한 음란물과 악의적 내용의 콘텐츠를 유포하는 행위는 국가 관련 법률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이에 따라 위챗은 해당 문제가 여러 차례 발생했던 병편지 기능을 잠정 중단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병편지 기능은 위챗과 QQ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병에 특정인을 지정하지 않고 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 익명의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기능이다. 병에 편지를 담아 바닷가에 표류시키는 것과 비슷해 이름도 병 편지라고 붙여진 셈.

다만 이 기능이 당초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사용되면서 이번 조치가 결정됐다. 공고는 “새로운 대화친구와의 만남을 지원한다는 의도로 제작된 해당 기능이 불법 광고나 음란물 유포 등으로 악용됐다”며 “건강하고 안전한 온라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텐센트가 이처럼 SNS 단속을 강화하는 것은 최근 중국 정부의 강력한 온라인 여론 관리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지난 8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좡룽원(莊榮文)이 인터넷 검열·통제 정책을 관장하는 중앙인터넷안전정보화위원회 판공실 주임으로 임명된 후부터 온라인 여론 단속이 엄격해지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위챗과 시나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의 9800여개 계정을 폐쇄시키기도 했다. 지난 6월 시나 웨이보, 텐센트 위챗, 넷이즈, 바이두 등에서 엔터테인먼트 관련 페이지를 운영하던 수십개 계정이 폐쇄된데 이은 최대 강도의 SNS 단속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이 지난달 30일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또 다시 60만 위안(약 9677만원)이라는 강도 높은 벌금을 부과하는 등 단속의 고삐를 풀지 않자 텐센트가 당국의 '눈치'를 보고 알아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위챗 사용자들은 “문제가 있었던 기능은 맞지만 수년동안 잘 사용되던 기능을 갑자기 중단시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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