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다음은 실손보험?···보험업계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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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12-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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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손해보험협회]


보험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정부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다음 타깃이 실손보험 개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협회 등을 중심으로 금융당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다음 개선 타깃이 '보험'이 되면 안 된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카드업계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가맹점 수수료율이 대폭 인하된 탓에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실손보험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만큼 서민 경제에 민감한 영향을 끼치는 상품이라 관여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특히 이번 정부가 '문제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강화방안을 내놓는 등 실손보험 문제에 관심이 많아 다음 타깃으로 지목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정부는 실손보험 개선 작업을 한 차례 진행하기도 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5월 실손보험료 체계를 손질해 비용부담을 최대 35%까지 낮출 수 있는 일명 '착한 실손보험'을 출시했다. 출시 전만 해도 고객이 기존 실손보험을 해지하고 착한 실손보험으로 갈아탈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착한 실손보험으로 갈아탄 소비자는 2만8000여명에 불과하다. 당시 실손보험 가입자가 3359만명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전체의 0.1%도 안 되는 수준이다. 때문에 착한 실손보험은 사실상 실패한 정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고치고 싶은 '아픈 손가락'인 셈이다.

실손보험 제도에 대대적 개선이 없더라도 앞으로 실손보험료 인상이 억제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대부분 보험사는 지금도 문재인 케어의 반사이익을 얻는다는 지적을 받고서 실손보험료를 올리지 못하고 손해를 보면서 판매하고 있다.

실손보험료는 2015년 보험산업 자율화 정책 이후 2016년과 지난해 연속 15%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과거 워낙 손해를 보고 판매했던 데다 최근 의료비 과다지출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거듭된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손해율이 높은 상황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은 122.9%로 나타났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보험료로 받는 돈보다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이 많아 보험사가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대부분 보험사는 내년에도 평균 7% 수준밖에 실손보험료를 인상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문재인 케어의 반사이익을 얻어 가만히 있어도 실손보험료가 약 6.15% 인상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 탓이다. 이미 올해도 대부분 보험사가 실손보험료를 자체적으로 동결했음을 감안하면 실손보험료 억제가 이미 현실화된 셈이다.

물론 서민 입장에서는 당장 실손보험료가 많이 오르지 않는 것이 좋을 수 있다. 또 최근 보험사가 즉시연금 지급 등을 놓고 소비자와 분쟁을 빚는 등 금융당국의 시장 개입을 허용할 만한 명분을 만들기도 했다.

그렇더라도 팔면 팔수록 손해만 보는 실손보험 판매 구조가 계속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최악의 경우 대부분 보험사가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올해 초 실손보험 판매 규정이 바뀌고 실손보험 손해율이 악화되면서 DGB생명이나 KB생명 등 일부 중소형 보험사는 아예 실손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사건만 보더라도 금융당국이 시장에 강하게 개입하는 추세"라며 "보험사가 다음 타깃으로 지목되면 많이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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