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신상철 이원다이애그노믹스 대표 “실생활과 가까워진 유전체, 맞춤의료 시대 온다”

이정수 기자입력 : 2018-11-30 09:29
질환 예측·표적치료 서비스…세계 최초 DNA 앱스토어 개발 美 마이크로소프트·일루미나 등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 활발 韓, 생명윤리법 규제로 한계…정보 공유·기부 인식도 필요

신상철 이원다이애그노믹스 공동대표이사가 연구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원다이애그노믹스 제공]


우리는 온갖 정보와 데이터가 모바일 시스템을 중심으로 빠르게 공유되고 전파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한번 사회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면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될 정도다. 반면 수없이 쏟아지는 많은 정보로 인해 사회적 관심은 빠르게 옮겨가고 사라진다.

건강과 관련돼 있는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마찬가지다. 업계에서조차 생소했던 신약개발과 기술수출은 이제 증권가와 여론까지 주목하는 단어가 됐고, 인공지능·줄기세포·유전자까지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큼 우리 삶에 다가오고 있다.

‘유전체(Genome)’도 그중 하나다. 기술 발달과 함께 누적돼온 유전체 연구 성과는 사회적으로 여러 차례 언급돼왔다. 그러나 정작 유전체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해선 모르는 이가 적잖다. 연구자 영역에서는 유전체 정보를 수명·건강·질환·실생활 등에 연결하기 위한 연구와 노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사회 영역 전반에서는 생소하게 여겨지고 있다.

그럼에도 신상철 이원다이애그노믹스(EONE-DIAGNOMICS, EDGC) 대표(48)는 향후 수년, 가까이는 2~3년 내로 유전체가 실생활에 가까이 다가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전체 자체는 앞으로도 과학 영역에 있겠지만, 플랫폼을 통해 일반인 누구라도 손쉽게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실생활에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신 대표는 이를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했다. 그는 “사실 일반인은 ‘RNA(리보핵산)’나 ‘프로틴’이 무엇인지 알기 힘들다”면서도 “유전체 이론과는 무관하게 본인 유전체 정보를 들고 다니면서 치료를 포함한 여러 영역에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전체 연구는 2000년대를 전후로 본격화됐다. 인간 DNA 배열 지도를 만들기 위한 ‘휴먼게놈프로젝트’는 1990년부터 추진돼 2003년 완료됐다. 이후에도 유전체는 과학자 중심으로 후속연구가 진행돼 왔으나, 유전체를 산업으로 연결·발전시킨 것은 전 세계적으로 불과 수년 전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에서도 일찍이 시작됐다. 그 시작은 유전체 정보를 갖고 하나의 서비스산업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는 질문이었다. 2013년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설립된 것이 EDGC였다.

신 대표는 이를 ‘2세대 유전체 기업’이라고 평했다. 그는 “1세대 유전체 업체는 대부분 연구 중심에 있지만,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시간이나 비용 측면에서 실질적인 서비스로 사업화를 이뤄내는 것이 2세대 유전체 업체”라면서 “EDGC는 현재 전 세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2세대 유전체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철 이원다이애그노믹스 공동대표이사가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정수 기자, leejs@ajunews.com]


유전체는 여러 서비스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정밀의료’ 핵심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DGC가 설립된 2013년은 미국 유명 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유전자 검사에 따라 유방을 절제하면서 ‘나의 의학적 선택(My Medical Choice)’이 주목을 받았던 해이기도 하다. 이 사건은 당시 유전자 검사를 사회적으로 크게 알리는 계기가 됐고, 업계·학계에서는 이 현상을 ‘앤젤리나 이펙트(Angelina Effect)’로 불렀다.

이에 맞춰 EDGC는 ‘유전체 정밀의학 기반 개인맞춤형 서비스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개인 유전체 분석을 통한 질병 예방 △동반진단을 통한 질병 진단 △개인 유전체 특성을 반영한 표적 치료, 맞춤치료 △개인 유전체 분석에 기초한 건강관리 등이 주요 사업방향이다.

현재까지 EDGC만의 차세대 유전체 분석기술을 기반으로 여러 서비스를 구축했다. 그중 병·의원 특화 서비스로는 △태아 기형을 선별하는 비침습적 산전 유전자검사 ‘나이스(NICE)’ △신생아 발달장애 관련 염색체 이상 질환 선별검사 ‘베베진(bebegene)’ △유전성 유방암·난소암 예측 검사 ‘비알케어(BRCARE)’ △유전성 암 예측 검사 ‘리스크케어’ △유전자 분석 병원 프랜차이즈 ‘지노닥터’ △혈액을 통한 암 조기진단 검사 ‘리퀴드 바이옵시(액체생검)’ 등 다양하다. 특히 리퀴드 바이옵시는 조직 채취 없이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다양한 암을 조기진단할 수 있어 차세대 진단기술로 주목받는다.

또 소비자 개인 맞춤형 특화 서비스로 △유전적 위험도와 현 상태 동시 분석 건강검진 ‘마이젠 플랜’ △안과질환 전문 유전체 분석검사 ‘마이아이진(MyEyeGene)’ △30여개 질환 예측 검사 ‘진투미 플러스(gene2me plus)’ △탈모·피부·혈압·혈당 등 12개 항목 유전체 분석 검사 ‘진투미’ 등이 개발됐다.

신 대표는 “유전체 검사와 진찰 결과를 결합한다면 보다 정밀한 진료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면서 “유전체 기반 정밀의학은 질병에 대한 선제적·효율적 대응을 가능하게 해 의료비도 절감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유전자 검사 서비스와는 별도로 유전체 분석을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결시켜 유용성을 높이기 위한 것도 시도되고 있다. 이를 위해 구축된 것이 글로벌 유전체 기반사업 오픈플랫폼 ‘마이지놈박스(mygenomebox)’다.

신 대표는 “마이지놈박스는 쉽게 말해 ‘DNA 앱(App) 스토어’로, 이러한 플랫폼은 세계 최초”라면서 “현재까지 수백개 DNA 앱을 개발 중이고,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과”라고 설명했다.

개인이 유전자 정보를 마이지놈박스 클라우드에 업로드하면, 다양한 앱을 통해 유전자 검사 결과에 기반한 몸·건강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킨케어’라는 앱으로는 피부탄력성이나 항산화작용 등에 대한 본인만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적성에 맞는 직업과 여행지, 유전적 궁합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은 혁신성을 인정받아 2016년 미국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에서 발행한 ‘테크놀로지 리뷰’에서 10대 혁신 기술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북미 최대 유전체 학회 ASHG 2016에서도 EDGC 앱이 소개됐다. 현재까지 전 세계 55개국에서 사용이 허용됐다.

신 대표는 “마이지놈박스는 유전자에 대한 지식과 관계없이 일반인도 손쉽게 자신의 유전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라면서 “비용을 파격적으로 낮추고 접근성을 높여 모든 사람이 유전체를 검사하는 시대가 올 만큼 사회 경험을 확산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유전체를 활용한 EDGC만의 서비스 개발성과는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EDGC는 미국 대형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마이크로소프트, 미국 유전체 분석장비업체 일루미나(illumina), 미국 암 유전체 분석업체 파운데이션메디슨(Foundation Medicine) 등 전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비즈니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파트너십을 맺은 해외 업체도 13개가 넘는다. 현재 전 세계 유전자 검사·진단 분야를 이끌고 있는 12개 글로벌 기업이 구성한 ‘글로벌 스크리닝 어레이(Global Screening Array) 컨소시엄’에 아시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

신 대표는 이러한 유전자 정보 서비스가 개인마다 몸·건강·질병 상태를 이해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유전자 맞춤형 산업을 활성화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전적으로 비슷한 사람끼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향후에는 이를 위한 SNS까지 구축하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신 대표는 “해외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사업경쟁력을 기반으로 2020년에는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예정”이라며 “이미 해외 여러 국가에 진입한 상황이지만, 우선적으로 중심을 두고 있는 것은 중국”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까지 국내는 유전체 산업이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비교적 부족하다. 미국의 경우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차별대우를 해서는 안 된다는 법 체계가 10년 전에 마련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신약 임상시험 진행 시 유전체 정보를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국가 지원 연구는 그 결과를 공개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현재 마이지놈박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생명윤리법 등 여러 정책적 규제로 인해 유전체 정보 서비스 산업 발전에 한계가 있다. 국가 지원 연구결과도 미국과 달리 연구 책임자 소유로 공개되지 않는다. 유전체에 대한 의료진 관심 부족도 난제다.

신 대표는 “유전자 정보 서비스는 데이터가 많이 공유될수록 더 정교해질 수 있다”면서 “유전체 분야 데이터 공유와 산업 전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더 높아진다면, 한국이 글로벌 유전체 기반 서비스 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본인 유전체 정보도 이미 공개했다고 했다. 한 개인 데이터에 불과하지만 정보 공유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위해서다. 대중에 공개됐더라도 악용 소지는 거의 없다. 유전체 정보를 정확하고 빠르게 분석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국내에서 확인된 유전체 정보나 연구 결과를 공유·기부하는 문화나 인식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규제완화와 지원체계 개선이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상철 대표는 누구.

1970년생으로 1994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금융전문가 과정, 서울대학교 바이오최고경영자 과정을 거쳤다. 1994년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삼성증권에서 근무한 후 마이지놈박스 대표이사를 거쳐 현재 이원다이애그노믹스 공동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외에도 현재 경기도체육회 경기도 빙상연맹 회장, 인천대학교 공학계열 산학협력위원회 위원, 연세대학교 문화디자인경영전공 발전위원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송도고등학교 운영위원, 법무부 범죄예방위원 과천지구 부회장 등으로도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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