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혁신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면 이재용 회장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17일 이 회장의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에 대한 대법원 무죄 판결 소식을 접한 재계 고위 인사의 평가다.
이 회장이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면서 반도체 외에도 모바일(MX)·바이오·신사업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분야의 성장세가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우선 실적 버팀목인 모바일 사업은 지난 9일 공개된 최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폴드7·플립7으로 애플과 본격 경쟁에 나섰다. 오는 21일까지 국내 사전예약 판매를 진행하는 Z 폴드7과 플립7은 삼성전자의 일곱번째 '갤럭시Z' 시리즈로, 하반기 실적의 가늠자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존 폴더블폰 중 가장 얇고 갤럭시 S25 울트라급 고성능을 지닌 데다 인공지능(AI) 기반의 다양한 기능이 탑재돼 온·오프라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더욱이 애플이 폴더블폰 분야에서 삼성에 뒤처졌다는 점에서 프리미엄폰 분야 경쟁의 불씨를 다시 살리는 기점이 될 수 있다.
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바이오 사업도 기대주다. 삼성은 지난 2020년 '뉴 삼성' 전략의 일환으로 바이오를 반도체·AI와 함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했다. 2022년에는 향후 10년간 바이오 사업에 7조5000억원을 추가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하며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 신화' 주인공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특히 인적 분할을 앞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협력이 이 회장 리더십 강화를 계기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 M&A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2017년 인수한 하만은 프리미엄 오디오 시장에서 순항하며 올해 2분기 DA(생활가전)·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와 비슷한 3000~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룬(고음질 음악 스트리밍) △소니오(의료기기) △옥스퍼드시멘틱 테크놀로지스(AI기반 그래프) △마시모 오디오사업부(엔터테인먼트) △플랙트 그룹(냉난방 공조) △젤스(디지털 헬스케어) 등 미래 유망 사업을 진행하는 다양한 업체를 속속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이들 신사업을 기존 사업과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보려 한다. 가령 갤럭시 스마트 워치와 젤스의 헬스케어 노하우를 결합하는 식이다. 성숙산업인 가전에서도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수익성 향상을 위한 혁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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