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하락장을 대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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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18-11-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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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대 한국IR협의회 회장

주가는 경제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척도다. 성장률이나 기업 실적, 환율, 유가를 포함한 모든 경제지표가 모여 주식시장을 움직인다. 무엇보다 주식시장은 지금 당장이 아니라 미래에 주목한다.

이번 가을 주가 하락이 일시적인 조정인지, 아니면 장기 불황과 '셀 코리아'를 예고하는 신호탄인지 해석이 분분하다. 지금 미국과 중국, 그리고 북한을 포함한 우리나라 주변 상황은 한마디로 '불투명'하다. 하지만 심리적인 지지선인 2000선까지 무너졌던 코스피는 11월 들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다. 미국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전쟁을 감안하더라도 과도한 하락이었다고 판단한 셈이다.

주식시장이 외부 충격에도 잘 버티는 맷집을 가지려면 시장 내부적으로 활력을 되살려야 한다. 연초 금융당국은 '자본시장 혁신을 위한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코스닥 혁신기업이 세계적인 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지원하는 이번 정책은 우리 경제 활력을 회복하는 데에도 필수적이다. 정책이 성공을 거두려면 추진 의지와 구체적인 내용을 투자자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코스닥 활성화 그리고 나아가 주가 회복을 위한 마중물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다.

상승장에서는 너나없이 돈을 번다. 문제는 상승장에서 얼마나 승승장구하느냐가 아니라 하락장에 어떻게 대비하느냐이다. 하락장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위험관리 방법을 가져야 한다.

먼저 상장기업은 이번 같은 하락장에 자사주를 사들여 스스로 주가를 지킬 수 있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를 부양해줄 뿐 아니라 기업설명회(IR) 효과도 있다. 즉, 현 주가가 기업가치보다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투자자에게 알려주는 수단이기도 하다. 적극적인 IR도 중요하다. 투자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신뢰를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

개인투자자라면 '장기투자·저가매수'라는 투자원칙을 되새겨야 한다. 하락장을 싼값에 우량주를 살 수 있는 기회로 보라는 것이다. 실제로 기관투자자는 하락장에 주식을 샀다가 상승장에 되파는 역발상 투자로 큰 수익을 내면서 우리 주식시장을 키워왔다. 기관투자자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시장에서 안전판 역할을 해줄 것이다.

기관투자자는 분산투자로 개별주식 등락위험을 헤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개인투자자라면 '상장지수펀드(ETF)'를 고려해 봄직하다. 또한 기관투자자는 하락장에 개별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시장대표지수 파생상품에 투자해 체계적으로 위험을 관리한다. 개인투자자 역시 이런 점에 착안해 개별주식선물이나 ETF선물 같은 헤지상품에 관심을 둬야 하겠다.

선물시장 개척자인 리오 멜라메드 시카고상품거래소 명예회장은 '헤지하지 않는 것이 바로 투기'라고 했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갑작스럽게 위기가 다가올 때 자산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헤지 수단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헤지는 시장을 대하는 겸손한 태도로, 투자의견을 객관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투자원칙 안에 헤지를 포함시켜야만 어렵고 힘든 순간을 만나도 자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유능한 어부에게 쓸모없는 물고기란 없다. 요즘 같은 하락장에서도 기회를 노리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다만, 투자란 위험을 부담하는 대가로 수익을 얻는 일이다. 그만큼 시장상황에 맞는 위험관리가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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