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동빈 Sh수협은행장 "리테일 분야 강조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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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8-11-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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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매ㆍ기업여신 비중 5대5 돼야 위기에도 자산안전성 확보

  • 매년 20만~30만 신규 고객…2020년까지 200만명 목표

  • 공적자금 조기상환 시급…수산금융서비스 차별화 노력도

[사진=수협은행 제공]


열흘 뒤면 Sh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로부터 독립 출범한 지 2주년이 된다. 출범 이후 초대수장으로 등판한 이동빈 수협은행장의 무기는 '리테일(소매금융)'이었다. 공적자금 상환이라는 과제와 은행 독립에 따른 안정적인 기반 마련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동빈 행장은 최근 아주경제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2년을 돌아보면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도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최고의 실적을 달성하는 등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시간이었다"며 "'함께 뛰자'는 슬로건 아래 모든 임직원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저력을 몸소 확인했다"고 말했다.

◇ 리테일부문, 지속성장에 꼭 필요한 분야

이 행장은 수협은행의 지속 성장을 위해 리테일금융 기반 확대는 반드시 필요한 변화였다고 강조했다. 은행업에서 가장 중요한 안정성을 보장받으려면 리테일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수협은행의 자산 구조는 기업여신이 70%, 가계여신이 30% 수준으로 부실 시 충격이 큰 기업여신에 편중돼 있다"며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자산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매여신과 비소매여신 비중이 5:5 수준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BIS비율(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도 위험가중치가 낮고 자본 사용량이 적은 리테일 여신 위주의 자산증대가 필요했다. 이탈률이 낮고 안정성이 높은 리테일 예금 중심의 영업방향은 사실상 이 행장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방법이었던 것이다.

그는 "수협은행 고객수는 120만명 수준(2017년말 기준)인데 이 정도의 고객기반으로는 미래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비이자사업을 활성화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수협은행의 자산 규모는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200만명 이상의 고객이 적정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앞으로 매년 20만~30만명의 신규 고객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오는 2020년까지는 200만명 수준의 고객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매년 영업점에서 10만명, 비대면 채널과 본부영업에서 20만명의 고객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수립, 추진 중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10월말 기준 신규고객이 약 36만명 증가했고 유효고객은 146만명까지 확대됐다. 개인예금 역시 10월말 기준 전년 대비 1조1000억원 증가했다.

 

[사진=수협은행 제공]


◇ 공적자금 조기상환, 수협의 가장 큰 숙제

이 행장이 리테일 분야를 강조하는 이유는 또 있다. 공적자금을 조기에 상환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안정적인 수익창출 기반이 마련돼야 하기 때문이다.

수협은 2001년 1조1581억원의 공적자금을 수혈받아 지난해부터 상환을 시작했다. 오는 2028년까지 상환을 완료해야 하는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으로부터 매년 배당을 받아 갚아나가고 있다.

이 행장은 "지난 1년간 소매여신 위주의 자산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자산건전성을 크게 높였다"며 "공적자금 조기상환을 위해서는 내부적 요인 외에도 안정적인 수익창출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현재 추진 중인 증자 및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등 대외적 지원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느 정도 소매여신 위주의 자산 포트폴리오 개선 노력을 지속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돼 적정 수준의 증자는 반드시 필요한 상황인 셈이다. 이와 함께 수협중앙회에서는 공적자금 조기상환을 위한 법인세 세액감면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예보와의 상환합의서(MOU)에 따라 공적자금 상환 전까지는 수협은행의 수익을 어민 지원에 사용할 수 없어 수협의 정체성과 자율성에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며 "IMF 금융위기 당시 수협을 포함한 대부분 시중은행들이 공적자금을 지원받았지만, 수협은 주식회사가 아닌 탓에 보통주 출자가 아닌 실질부채 형태인 상환우선주 방식으로 자금이 들어와 공적자금 지원 및 상환에 있어 불리한 방식을 적용받고 있다"고 답답해 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협에서는 현재 정부와 국회에 조세특례 적용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다양한 유관기관들을 대상으로 법 개정의 필요성을 꾸준히 설득하고 있는 단계다.

그는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을 지속해 어업인과 협동조합 지원이라는 수협은행 본연의 기능을 최대한 빨리 회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수산금융에도 지속적 관심

리테일에 집중한다고 해서 수협은행의 차별점인 '수산 금융'을 놓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쌓아온 자산이나 고객을 활용해 어업인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협동조합 수익센터로서 본연의 역할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행장은 "수산·어업인들에게 시장금리보다 낮은 금리의 수산정책자금을 공급하고, 다양한 제도 개선을 통해 어업인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유일한 수산해양 대표은행으로서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는 것이 수산·해양산업 발전에 일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수산금융 노하우를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국가 대상 글로벌 사업 진출도 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여전히 농업과 어업 등 1차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충분한 성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그는 "미얀마의 경우, 2000㎞에 달하는 해안선을 갖고 있어 풍부한 수산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금융산업 기반이 취약해 낙후된 수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정부 의지가 강하다"며 "이들 국가를 대상으로 수협중앙회와 손잡고 선진 수산기술를 전파하고, 더불어 수협은행만의 수산금융 노하우를 기반으로 차별화된 수산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지역사회와 동반 성장하는 견실한 은행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매년 1000억원 이상의 공적자금을 차질없이 상환하고, 지속성장이 가능한 경쟁력 있는 강한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역량과 단합된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수협은행 수장 자리에 오른 그가 취임과 동시에 강조한 말도 바로 '중심성성(衆心成城)'이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수협은행 임직원들에게 가장 필요한 마인드가 바로 '중심성성'"이라며 "수협은행이 '중견은행 일등은행'이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서는 '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있고 여러 사람의 뜻이 일치를 이루면 해내지 못할 일이 없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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