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파푸아뉴기니 외무장관실 난입해 APEC 성명 채택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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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8-11-1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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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공동성명 초안에 포함된 ‘불공정한 무역관행’ 표현 삭제 요구

  • 중국 측 "악의적인 소문"부인...WSJ "현장에 있던 파푸아뉴기니 외교관이 인정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마지막날인 18일 개최지 파푸아뉴기니의 포트모레즈비에서 각국 정상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앞줄 왼쪽 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피터 오닐 파푸아뉴기니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사진=연합뉴스]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공동성명 채택이 사상 처음으로 실패한 것이 중국 외교관들 반발 때문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APEC 성명이 불발된 것은 공동성명 초안에 포함된 일부 문장에 중국이 강력히 반발했기 때문”이라며 “중국 외교 당국자들은 이를 반대하기 위해 파푸아뉴기니 외무장관 사무실에 난입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측의 거센 불만을 불러온 문장은 ‘우리는 모든 불공정한 무역관행 등을 포함해 보호무역주의와 투쟁하기로 합의했다’라는 부분이다. 중국을 제외한 20개 국가들이 이를 삽입하기를 원했지만 중국은  ‘불공정한 무역관행’이 중국을 가리키는 말이라며 삭제하기를 요구했다는 것.

이를 위해 중국 외교관들은 외무장관실에 난입해 소동을 벌였고, 현장으로 출동한 경찰이 이를 제지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고 WSJ는 설명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 측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왕샤오룽(王曉龍) 중국 APEC 대표단 소속 경제 자문은 “파푸아뉴기니가 중국에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고 부인했다.

이에 대해 현장에 있던 파푸아뉴기니 고위 외교관은 “중국 외교관들이 외무장관실에 난입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각국 정상들은 이틀간 일정으로 열리는 APEC 마지막 날에 공동성명을 발표하던 관례를 깨고, 의장성명을 대신 내기로 했다.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이 공동성명을 채택하지 못한 것은 1993년 첫 회의가 열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APEC 폐막 기자회견에서 피터 오닐 파퓨아뉴기니 총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을 둘러싸고 APEC 정상들 간 의견이 맞지 않았다면서 “그 방안에 두 명의 '거인'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중국과 미국을 지칭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은 회의 초반부터 정면 충돌하며 파국을 예고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7일 APEC 최고경영자(CEO) 포럼에서 연설을 통해 설전을 벌였다.

시 주석은 “보호주의와 일방주의에 반대하는 깃발을 들어야 한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한 나라가 어떤 발전의 길을 걸어갈 것인지는 그 나라 국민들이 선택하는 것이라며 ‘중국제조2025’ 등 중국식 발전 계획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발언도 내놨다.

반면 펜스 부통령은 “중국이 수년 동안 미국을 이용해 먹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리고 “주권을 희생하게 하는 나라에는 빚을 지지 말라”고 중국 일대일로를 비난했다.

다수 외신은 "미·중 사이의 무역분쟁이 APEC 정상회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며 이번 사태에 미국과 중국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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