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의욕 앞선 '여곡성', 장점들 무색해지는 치명적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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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11-0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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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여곡성' 스틸컷 제공]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 신씨 부인은 두 아들을 잃은 뒤 귀신을 쫓은 기이한 능력을 가진 천민 출신 옥분을 며느리로 거둔다. 그러나 옥분과 첫날밤을 보낸 신씨 부인의 아들은 어김없이 죽음을 맞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옥분은 유일하게 대를 이을 아이를 잉태한다. 옥분은 아이를 가지며 점점 욕망에 눈 뜨고 신씨 부인은 박수무당 해천비를 불러 집안을 맴도는 한 많은 귀신의 곡소리를 잠재우려 한다.

영화 ‘여곡성’은 1986년 발표된 이혁수 감독의 동명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마녀’(2014)를 연출했던 유영선 감독의 신작. 유 감독은 원작에는 없던 박수무당 해천비 캐릭터를 등장시키며 오컬트 무비의 성격을 강화했다. 사극 호러와 오컬트 무비의 절묘한 결합은 영화가 가진 독특한 결을 돋보이게 만든다.

공포영화의 바이블로 회자되는 원작은 당시 시도되지 않았던 좀비, 처녀귀신, 붉은색의 밤 이미지 등 트렌디한 연출 기법과 서스펜스로 관객들을 압도했던바. 유 감독은 원작의 결을 훼손하지 않고 지렁이 국수신, 옥분의 만(卍)자 흉터, 닭 피를 마시는 신씨 부인의 모습 등 원작에서 회자 되는 장편을 재해석, 연출하려고 했다. 원작에 현대적 감성과 적외선 카메라 촬영기법 등등 새로운 촬영 방식 등으로 한층 더 스피디하고 활력 있는 장면들을 만들어낸 점이 인상 깊다.

또 유 감독은 원작의 감성을 유지하되 극 중 여성 캐릭터들을 현대적 감성에 맞게 그려내려 했다. 원작의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고부 갈등을 피할 수는 없었지만 각 인물의 갈등과 욕망을 한층 더 세분화하고 구체화하는 등 고민의 흔적이 역력하다.

다만 영화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 원작이 가진 공포를 뛰어넘지 못했다는 치명적 단점을 안고 있다. 관객의 공포심을 자극하기 위해 잔뜩 폼을 재고 매 순간 의욕만 보이는 모양새다. 과한 카메라 워킹과 음향은 관객들이 공포를 느끼기도 전에 성급하게 관객들을 앞서고 만다.

배우들은 영화의 톤앤매너를 이해하고 나름대로 소화해낸다. 서영희는 늘 그랬듯 안정적으로 극을 이끌며 영화 속에 자신만의 인장을 새겨 넣는다. 원작 속 신씨 부인을 지워내고 자신의 얼굴을 새롭게 새기는 과정이 매우 인상 깊다. 그에 반해 손나은의 감정 연기는 아직 미흡하다. 옥분으로서 겪는 공포를 모두 체화해냈다는 점은 칭찬할 만하지만 서서히 욕망을 느끼고 드러내는 모습이나 불안과 미묘한 감정 변화 등을 표현하기에는 아직 모자란 부분이 많다. 그럼에도 꿋꿋하게 제 몫을 다하려는 모습이 오래 남는다.

새롭게 등장하는 해천비 역을 맡은 이태리는 안정적인 발성과 무게감 있는 역으로 극을 안정적으로 느껴지게 돕고 비밀을 간직한 여인 월아 역의 박민지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얼굴을 보여주며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한다. 8일 개봉이며 러닝타임은 94분 관람등급은 15세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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