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펀드 자금유출 3년래 최대..채권시장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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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11-0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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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에만 글로벌 채권 ETF에서 40조 이탈

[사진=AP/연합]


채권시장의 활기가 급속히 식고 있다. 지난달 글로벌 채권펀드에서 근 3년래 최대 규모로 자본이 빠져나갔고 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10월에만 글로벌 채권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360억 달러(약 40조3000억원)에 달했다. 월간 기준으로 2015년 12월 이후 최대치다.

채권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0년 동안 지속된 저금리와 양적완화 덕에 호황을 누렸다. 특히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는 소자본으로 간단하게 채권시장에 접근할 수 있어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 채권 ETF로 유입된 돈은 6000억 달러를 넘었다.

그러나 채권 시장이 올해 들어 약세를 이어가면서 투심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테이트스트리트SPDR의 매튜 바르톨리니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면서 “기업 순익이 정점을 찍었다는 전망이 우세하고 지정학적 이슈와 이탈리아 예산 문제, 글로벌 무역 갈등 역시 투심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수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 채권 펀드가 10월에만 130억 달러 순유출을 기록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고, 경제 둔화가 우려되는 유럽 채권펀드에서도 9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신흥국 채권 펀드에서도 38억 달러가 이탈했다.

미국 회사채 시장을 추적하는 310억 달러 규모의 ETF인 LQD는 1일까지 4일 연속 하락하면서 2013년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로 인해 시장이 요동치던 ‘테이퍼 텐트럼’ 당시 이후 최저를 찍었다. 올해에만 8% 하락을 기록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채권투자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기업들도 채권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가 딜로직 데이터를 인용하여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10월 한 달 동안 미국 투자등급 채권 발행 규모는 9월에 비해 34%나 감소했다. 신용등급이 낮아 고금리를 지급하는 채권 발행 규모는 지난해 10월보다 50%나 줄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채권시장 충격이 컸던 10월을 제외하더라도 올해 1~9월 기준으로 미국 투자등급 기업들의 채권 발행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 줄었다.

유럽의 경우 감소폭이 더 컸다. 10월 유럽에서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규모는 9월에 비해 75%나 급감했다. 1년 전에 비해서는 40% 줄었다.

지난주 에너지업체 GEP하이네스빌를 비롯해 회사채 발행 계획을 취소하는 기업들도 보고되고 있다. 투자은행들은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신규 회사채 발행을 보류하라고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컬럼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데이비드 올리판트 이사는 WSJ에 “채권시장 관점에서 보자면 2018년은 잊고 싶은 한 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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