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듯해진 우리금융회장 선출 일정...회장·행장 겸직에 무게

금융위 승인 후 물색해도 15일 여유...분리 때 실익도 크지 않아

[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금융지주의 지배구조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지주사 회장 선출 일정이 빠듯해졌다. 회장과 행장 분리보다 겸직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다음달 7일 금융당국의 지주사 전환 승인 이후 지주회사 지배구조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당초 26일 정기이사회가 끝난 후 사외이사들만 모여 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 겸직 여부 등 지주사 지배구조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예금보험공사가 추천한 비상임이사가 간담회에 참석해 회장-행장 겸직 여부 등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입장을 전할 예정이었으나 간담회에 불참했다. 

당국의 입장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회장 선출 과정도 촉박해졌다. 우리은행이 다음달 7일 금융위 승인 다음날 바로 회장 후보를 물색한다고 해도 23일 임시이사회까지 남은 시간은 보름 정도다.

다만 과거 사례를 보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선출 작업을 개시한 지 11일 만에, 이광구 전 은행장은 21일 만에 후보로 결정됐다.

우리금융지주는 아직 설립되지 않은 회사이기 때문에 관련 법과 규정에 따르면 임추위를 꾸리지 않아도 된다. 대신 우리은행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를 결정해 주총에서 승인을 받으면 된다.

현재 우리은행 사외이사들과 당국의 입장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장을 지주 회장 후보에 포함한 후 결과적으로 겸직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어떤 경우에도 낙하산이라고 평가받는 인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장과 행장을 분리했을 때 실익이 크지 않은 점도 겸직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우리은행그룹에서 자산 기준으로 우리은행은 95%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자본비율 하락 문제가 얽혀 있어 당분간 공격적인 인수·합병(M&A)도 어려운 상황이다. 출범 초기에 회장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