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일본 총리 방중이 남긴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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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10-28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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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속 지켜라" 中, 양국관계 발전 위해 여섯가지 요구안 제시

  • "미국 눈치 보느라···" 日 일대일로 협력 ‘엉거주춤’?

  • 센카쿠 열도 등 영유권 분쟁 '갈등의 불씨' 여전

  • 中 환구시보 "중·일간 매듭 푸는 건 어렵겠지만 불가능한 건 아냐" 주장

지난 26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일본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25~27일 2박 3일 일정의 방중을 계기로 중·일 양국은 2012년 일본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로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를 정상 궤도로 회복했다고 공식 선언했다.

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공세 속에서 중·일 양국 정상이 '자유무역 수호'를 함께 제창,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대체적으로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다만 중·일 양국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중국은 일본이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일본의 중국의 신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참여, 영유권 분쟁 등 문제에서도 여전히 양국 입장의 온도 차는 존재하는 모습이다.

◆ 中 시진핑 "약속 지키고, 갈등은 건설적으로 처리하자" 요구

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잘 드러났다. 중국 반관영 중국신문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아베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중·일 관계를 위한 여섯 가지 요구안을 제시했다.

△전략적 소통을 더욱 심도있게 해서 상대의 발전과 전략적 의도를 확인하자 △ 더 높은 고위급에서 실질적 협력을 전개해 양국간 협력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자 △더욱 광범위한 인적 교류 진행해 상호이해를 증진시키자 △적극적으로 안보 협력을 전개해 상호 건설적 안보관계를 구축하자 △더욱 긴밀한 국제 협력을 통해 공동 이익을 확대하자 △ 약속을 지키고 갈등을 건설적으로 처리하자가 그것이다. 

홍콩 명보(明報)는 28일 여섯 가지 요구안이 향후 중·일관계 발전의 방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오훙(高洪) 중국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 연구원은 "여섯 가지 요구안은 중국이 일본 태도에 대해 전면적으로 총정리한 것"이라며 "이것이 당분간 중·일 관계의 방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마지막 여섯 번째 요구안은 중·일간 교류와 갈등 통제를 위해 일본에 성의를 보이라고 요구한 것으로, 중·일 관계의 개선 발전이 지속적인 프로세스가 되길 바라는 기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 "미국 눈치 보느라···" 日 일대일로 협력 ‘엉거주춤’?

아베 총리 방중 기간 양국은 '제3국 시장 협력' 방면에서 180억 달러 규모의 50여건의 양해각서(MOU)도 체결하고, 300억 달러 규모 통화스와프도 5년 만에 재개하기로 하는 등 경제·금융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제3국 시장 협력과 관련해 양국은 태국 ‘스마트시티’ 건설, '일본 국제협력은행과 중국 국가개발은행의 제3국 개발 상호 융자 실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는 사실상 중국이 제창하는 일대일로 사업에 일본이 참여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다만 일본은 미국 눈치를 보느라 '일대일로'라는 표현을 쓰기를 거북해 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26일 베이징 기자회견에서 제3자 시장 협력포럼에서 중·일 기업간 50여개 MOU를 체결한 게 중국 일대일로 전략과 기본적으로 무관하며, 민간기업의 제3국에서의 협력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다만 협력의 결과가 아마도 일대일로 개별 프로젝트와 일치할 수는 있다고도 애매모호하게 덧붙였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이 아베 총리의 방중에 맞춰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중국에 보냈지만, 일본 기업들은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중국과의 경제 협력에 엉거주춤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에 힘을 실어주면 미국을 격하게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게 신문의 설명이다. 

◆ 센카쿠 열도 등 영유권 분쟁 '갈등의 불씨' 여전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은 그동안 양국 관계가 얼어붙었던 근본적 원인인 만큼 이를 둘러싸고 여전히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실제로 아베 총리가 베이징에 도착한 25일 당일에도 중국 해경선은 6일째 연속으로 일본 센카쿠 열도 인근 해역에 진입했다고 일본 해상보안청은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26일 베이징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과 회담할 당시 "센카쿠 열도 인근 해역에 중국이 설치한 부표를 철수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왕 국무위원은 이에 대해서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다. 마지막에 양국 외교 수장은 결국 "동중국해는 평화·협력·우호의 바다"라는 점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양국은 영유권 분쟁이 존재함은 인식하되, 향후 우발적인 군사충돌을 피하고 상호 소통을 강화하는 데 힘쓴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양국이 동중국해 해난사고 발생에 대처할 뿐 아니라 우발적 군사 충돌을 피하기 위해 핫라인을 조기 개설하는 데 합의하며 군사 안보 협력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 中 관영언론 "중·일간 매듭 푸는 건 어렵지만 불가능하진 않아"

한편, 일본 총리로서 7년 만에 중국을 공식 방문한 아베 총리는 지난 2박 3일간 방중 일정 기간 중국 공산당 정치 권력서열 1~3위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만나는 등 환대를 받았다. 또 아베 총리는 시 주석과 리 총리 등 지도부와 총 세 차례 식사를 함께 했다.

중국 관영언론들도 아베 총리의 방중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정상화된 것을 높이 평가했다. 

평소 반일 논조가 강한 환구시보는 27일자 '중·일간 매듭을 푸는 것은 어렵겠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는 제하의 사평에서  "중·일 관계의 개선의 흐름을 밝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국간 외교적 소모전을 중단하고 상호윈윈하는 건 양국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전략적 조정"이라며 "우리는 이러한 분석이 빗나가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27일자 고정칼럼 망해루를 통해 "아베의 방중이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한 계기"라며 "향후 중일 양국은 서로 마주보고 함꼐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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