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발견]21. 부의 불평등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홍성환 기자
입력 2018-10-29 04:4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지그문트 바우만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사진=연합뉴스 제공]


# '경제성장'은 소수에게는 부의 증가를 의미하지만, 수많은 대중에게는 사회적 지위와 자존감의 급격한 추락을 의미한다. 갈수록 해로움을 더해가는 집단적 경험을 통해 접하게 되는 '경제성장'은 도처에서 분명히 볼 수 있는 끔찍한 사회문제들에 대한 보편적 해결책이 아니라 그러한 문제들을 지속시키고 심화시키는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지그문트 바우만∙동녁), 59쪽>

불평등과 양극화는 전 세계적인 화두입니다. 부의 집중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해진 탓입니다. 가진 사람들은 더 많은 부를 축적하고 있는데 반해 나머지 보통사람들은 삶이 더욱더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소득 수준의 차이에서 나오는 문제는 아닙니다. 가진 부의 불평등이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돈이 돈을 버는 구조이기 때문이죠.

실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불로소득인 배당소득 부문에서 소수가 부를 독점하는 모습이 두드러집니다. 배당소득 상위 0.1%인 8915명이 전체 배당소득의 51.7%를 가져갔습니다. 범위를 1%로 늘리면 75.2%, 10%로 확대하면 94.4%fmf 독점하고 있습니다. 세금 혜택 역시 가진 사람들에게 더 많이 주어집니다. 부동산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성장이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해결책이라는 데 의문이 생깁니다. 과거 못 살았을 시절에는 경제성장과 함께 서민들의 삶도 나아졌지만, 선진국 문턱에 진입한 지금은 똑같은 모델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제성장이라는 수단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복지, 분배와 같은 목적에 신경 써야 합니다.

세계 최고 부자 가운데 한 명인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2011년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슈퍼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내도록 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나는 693만8744달러의 세금을 냈는데, 이는 과세소득의 17.4%에 불과하며 평균 36%의 세금을 내는 우리 사무실 직원들보다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자본주의의 긍정적인 면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면,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그냥 감수할 것이 아니라 무언가 다른 방법도 시도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