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앨범 In&人] 유토피아 노래하는 ‘가을아이’ 가수 오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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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8-10-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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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 미니 앨범 '나쁜 아이' 호평

  • 겨울 문턱서 발라드 곡 발표 계획

싱어송 라이터 오소연. 


끝나지 않을 것 여름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오색찬란한 가을의 단풍들이 세상을 물들이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홍대의 한 카페에서 또 다른 의미의 가을을 만났다. 미니앨범 ‘나쁜 아이’로 팬들의 곁으로 다시 돌아온 가수 오소연씨다.

싱어송라이터는 그는 이날도 가을 오후의 햇살에 심취해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인기척을 느낀 오씨는 언제 그랬냐는 반갑게 기자를 맞았다.

무슨 노래를 부르고 있었냐는 첫 질문에 그는 “새로 구상하고 있는 곡을 머릿속에 그린다는 게 밖으로 흘러나왔다”며 “곡이 떠오르면 세상과 가끔 단절될 때가 있다”고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오씨는 올해 불과 25살에 불과하지만 2016년 데뷔작인 ‘Staff Only(스태프 온리)’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디지털싱글만 여섯 곡을 낼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최근 발표한 첫 미니앨범인 나쁜 아이를 통해 올해 대중에게 자신을 확실히 각인시킨다는 포부다.

오씨는 이번 미니앨범 타이틀곡인 나쁜 아이가 자신과 닮았다고 소개했다. 이 곡은 ‘유토피아에는 나쁜 아이가 살아요’라는 노랫말로 주제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들은 누군가의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 스스로의 의지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이상향 속의 유토피아에서 만큼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고 싶다는 희망을 표현한 곡이다.

가을색처럼 풍부한 오씨의 상상력은 사실 학창시절 아픈 기억도 영향을 미쳤다.

오씨는 “학창시절 친구들의 지나친 따돌림으로 대인기피증까지 겪었다”며 “좋은 경험은 아니지만, 이를 통해 내면의 성찰과 변화를 일궈 한층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대부분 곡은 세상에 대한 담담한 시선을 통해 ‘공감’을 끌어낸다.

오씨는 “제3자인 것처럼 자신을 이야기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가장 무게 있고 진심어리다고 생각한다”며 “당장 담담한 목소리를 들었을 때는 아무렇지 않더라도 다시 생각하고 곱씹어보면 그것만큼 마음을 움직이는 게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스로의 가장 큰 매력도 공감능력이라고 전했다.

오씨는 “첫인상이 무엇인가 엉뚱해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듣지만, 조금이라도 인연을 이어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저에게 공감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한다”며 “테트리스(TETRIS) 등 그간 발표한 대부분 싱글앨범도 다소 엉뚱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각각 ‘개학’과 ‘나뭇가지’, 그리고 ‘마라톤’이라고 표현했다. 모두 오씨의 음악활동과 연관이 돼 있으며, 그가 꿈꾸는 삶의 모습이기도 하다.

오씨는 “방학숙제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개학’을 맞은 것처럼 첫 싱글앨범에 대한 아쉬움이 많다”며 “이로 인해 현재는 더 열심히 더 많은 것을 하고 싶어졌고, 각 앨범이 ‘나뭇가지’라면 그 줄기들이 쭉쭉 뻗어나가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지치고 힘들 수도 있지만 ‘마라톤’처럼 장기간 호흡을 유지하며, 꾸준히 달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오씨와 일문일답.

Q. 왜 나쁜 아이인가
A. 대부분 사람이 보이는 모습과 다른 내면의 자신이 있는 것 같다. 유토피아 속에서는 자신의 내면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나쁜 아이’라고 불릴 수 있는 그런 모습이 노랫말에 담겨 있다. 그래서 제목도 나쁜 아이로 정했다. 노래를 발표하기 전 홍대 한 카페에서 공연을 했었는데 나쁜 아이라는 제목에 공감을 많이 해줬다.

Q. 어디에서 영감을 받았나
A.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완벽주의자라서 사람들이 싫어하는 모습을 숨기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때로는 쉬고 싶고 다른 모습도 보이고 싶은데, 현실에서는 어려워 그런 마음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이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상상 속으로라도 잠시 일탈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감춰진 진짜 본인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A. 어릴 적에 왕따 경험이 있어 사람 대하는 게 어려운 적이 있었다. 그래서 혹시나 또 누군가에게 미움받을까봐 그 사람에 맞춰서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유토피아로 간다면 상대방에게 솔직하게 싫은 것은 싫다고 얘기하고 싶고, 울고 싶을 때 울고, 쉬고 싶을 때 쉬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게 가장 자연스러운 나일 것 같다.


Q. 곡을 발표한지 한 달이 조금 넘었는데 반응이 어떤지
A. 음원사이트에 달린 댓글들도 하나하나 읽어봤다. 기다려주신 분들도 있었고, 음색이 좋다는 얘기도 많이 해줬다. 가사도 많이 공감해주셨고 이제까지와는 색다른 분위기라서 더 반응이 좋은 것 같다.

Q. 음악을 시작하게 된 게 계기는
A. 어려서부터 어른들이나 친구들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것이 좋아서 막연하게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가수 장윤정의 '어머나'를 특히 많이 불렀는데 사람들이 칭찬도 많이 해줬다. 그러다가 고향인 제주도에서 고등학교 1학년 때 우연한 기회에 싱어송라이터를 만나 같은 꿈을 꾸게 됐다. 나의 이야기를 쓰고 노래한다는 게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Q. 자신의 노래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것이 있다면
A. 아직 발표는 안 했지만 '그곳이 아닌 그때가 그리운 거더라'라는 곡을 가장 좋아한다. 스무살 이후 제주도를 떠나 생활하며, 늘 생각나던 고향의 그리운 곳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그곳에 가보니 오히려 마음이 더 공허해졌다. 당시 ‘그곳이 아닌 그때가 그리운 거더라’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래서 바로 다시 서울에 올라오자마자 곡을 쓰게 됐다.

Q. 현재 구상하고 있는 곡은
A. 현재 발라드 곡을 쓰고 있다. 가능하다면 가을과 겨울의 경계에서 세 곡을 내고 싶다. 한 곡만 더 완성하면 된다. 샤이니, 엑소, 숀 등 유명 가수의 곡을 작사한 ‘제이큐’가 특별히 가사를 써주기로 했다. 일단 직접 쓴 두 곡은 '토닥토닥'과 '숨비소리'란 노래로 서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곡이 나오면 평가해주시기 바란다.

Q. 롤 모델이 있다면
A. 가수 선우정아씨를 본받고 싶다. 실험적이면서 독보적인 노래의 작사, 작곡, 편곡, 무대 퍼포먼스까지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가수라고 생각한다. 좀 더 열심히 해서 같이 작곡하고 공연도 해봤으면 좋겠다.

Q. 10년 후 자신의 모습은
A. 10년 후면 35살이 된다. 그리 많지 않은 나이이기 때문에 여전히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세상을 배워나가고 있을 것 같다. 다만 10년의 세월만큼 많은 사람을 만나고 겪으며, 더 많은 감정과 노하우를 터득한 싱어송라이터가 돼 있을 것이다. 항상 30대가 가장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기에 그때의 나의 모습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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