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T-SK텔레콤, 딜라이브 인수 놓고 맞대결...유료방송 M&A 판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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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18-10-0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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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 이번주부터 딜라이브 인수 실사 개시...SK텔레콤은 11월 초 딜라이브 실사 예정

  • KT, 딜라이브를 인수 시 유료방송 가입자 1000만명 이상...압도적인 사업자로 발돋움

  • 'SK브로드밴드+딜라이브' 시 1위 KT 맹추격...CJ헬로까지 가세하면서 M&A 시장 경쟁 치열해질 전망

[그래픽=김효곤 기자]


KT와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이 케이블TV업체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한 상황에서 인터넷 TV 등 연관사업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CJ헬로에 이어 통신업계 양대 맞수가 실제 딜라이브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유료방송시장 인수‧합병(M&A)을 둘러싼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게 된다.  

4일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번 주부터 딜라이브 인수를 위한 실사에 착수했다. 실사에는 약 한 달 정도 걸린다. 케이블TV 가입자 수, 설비 등을 평가한다. 이후 양 사가 M&A에 합의하면 세부 실사를 진행한다.

KT는 이동통신사이자, IPTV‧초고속인터넷 등을 서비스하는 국내 최대 유선통신 사업자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IPTV 가입자 수는 633만9759명으로 20.21%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같은 기간 딜라이브의 가입자 수는 205만538명, 시장점유율 6.54%로 케이블TV업계 3위다.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점유율은 26.75%로 치솟는다. 여기에 KT계열의 위성방송사 KT스카이라이프(가입자 323만9322명)의 점유율을 합치면 37.08%(가입자 1162만9619명)로 압도적인 1위 사업자로 부상한다.

KT의 M&A는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최근 일몰되면서 가능해진 시나리오다. 합산규제란 한 사업자(계열사 포함)가 유료방송시장 전체 가입자 중 3분의1(33%) 이상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한 방송법상 규정이다. 특정 사업자가 방송 시장을 장악함으로써 발생하는 폐단을 막기 위한 사전 규제다. 2015년부터 적용돼 지난 6월 27일 일몰됐다.

SK텔레콤도 11월부터 딜라이브 실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SK텔레콤은 IPTV 2위 사업자 SK브로드밴드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SK브로드밴드의 가입자 수는 428만3228명, 점유율은 13.65%다. 딜라이브 인수 시 점유율이 20.19%(가입자 633만3766명)로 올라, 1위 KT(20.21%)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딜라이브의 예상 인수가격은 8000억원에서 1조원대 중반까지로 업계는 추산한다. 2016년 SK텔레콤이 CJ헬로(당시 CJ헬로비전)와 인수 협상 당시 가치 책정 방식(가입자 1명당 45만원)으로 계산하면 약 9200억원이다. 딜라이브는 최근 현대HCN에 서초 권역을 340억원에 매각하기 위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 가입자가 5만1000명인 것을 고려하면, 가입자당 가치는 65만원 수준이다.

CJ헬로에 이어 IPTV업계 1‧2위 기업이 딜라이브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유료방송시장 개편을 둘러싼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8월 케이블TV 1위 사업자 CJ헬로도 딜라이브 실사를 진행한 바 있다.

유료방송시장에서 케이블TV는 매년 IPTV에 가입자를 빼앗기고 있다. CJ헬로가 딜라이브를 품에 안는다고 해도 통신사의 모바일 결합할인,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 마케팅 등을 당해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CJ헬로가 M&A로 얻을 실익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KT의 경우 압도적인 지배사업자가 나온다는 점에서 정부가 어떤 판단을 할지가 관건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시절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 무산 당시의 정부 논리로는 통신 3사 중 어떤 업체도 유료방송 업체를 인수할 수 없었다"며 “이번 M&A는 당시와 상황이 달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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