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여파 지방 분양시장 미분양 속출....건설사들 분양일정 잇따라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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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18-10-0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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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와 지방 경기 악화로 지방 분양시장 침체가 가속화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미루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흥건설 태영건설 등 중견건설사들은 물론 대림산업 등 대형건설사들도 미분양을 우려해 잇따라 지방분양 일정을 늦추고 있다.

태영건설은 현대건설·대우건설과 함께 짓는 대구 도남지구 내 아파트 분양일정을 올해 12월에서 내년 4월로 연기했다. 제일건설도 원주혁신도시 C-4블록 제일풍경채와 충주 호암지구 B-3블록 제일풍경채 분양을 올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연기했고 동양건설산업도 청주 동남지구 파라곤 분양을 올 1분기에서 12월로 미뤘다. 5월 분양 예정이던 전남 순천 조례동 2차 골드클래스 분양도 7월로 연기됐다가 11월로 또 지연됐다. 

 경남 김해시 내덕지구 A3-2에 중흥S-클래스 총 2064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던 중흥건설은 분양일정을 올해 12월로 미뤘다.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올해를 넘길 가능성도 점쳐진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사업승인도 아직이고 당장 분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지방 상황이 요즘 정부 규제 때문에 좋지 않다. 우리만 그런 것은 아니고 전반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중견건설사에 비해 사정이 나은 것으로 알려졌던 대형건설사도 지방 분양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이달 경북 포항 장성동 일대에 공급할 예정이던 ‘포항 장성 e편한세상’ 분양을 내년으로 미뤘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포항 장성 e편한세상은 오래된 사업이라 매년 분양을 하기 위해 시장 상황을 살핀다”면서 “포항 상황이 그다지 긍정적으로 보이지 않아서 미분양 우려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수도권 악성 미분양은 2502가구로 전달보다 4.7% 줄었지만 지방 악성 미분양 물량은 전월보다 12.7% 증가한 1만2699가구를 기록했다. 지방 경기가 장기 침체 상태인데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똘똘한 한 채' 바람이 불면서 서울로 주택 수요가 몰린 탓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10월 회원사 신규 주택 분양물량은 총 14개 사업장, 8052가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만4601가구) 대비 44.9% 줄어든 수치다. 그런데도 일부 건설사들은 하반기에도 분양 일정을 확정짓지 못하고 내년을 기약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 분양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면서 건설사들 사이에선 중도금 무이자, 계약금 인하, 발코니 확장 무상옵션, 취·등록세 지원 등 각종 마케팅도 잇따르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사업지마다 천차만별이긴 하지만 지방이나 분양이 힘들 거라고 보이는 사업지들은 중도금 대출 이자 후불제 등 마케팅을 동원하는 경우가 있다”며 “시장 상황이 좋을 때는 마케팅 없이도 (아파트가) 잘 팔리니까 괜찮지만 요즘 같아선 이런 부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여주시 현암동에 짓는 여주 아이파크에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 수도권과 달리 분양 물량이 소진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초기 분양률도 100%를 못 넘기는 경우가 태반”이라며 “수도권은 아니지만 지방사업팀은 중도금 무이자 혜택 등을 내세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방의 악성 미분양이 쌓여가면서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중도금 대출 보증 사고액수가 올 한해 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HUG 주택구입자금(중도금 대출보증) 사고현황’에 따르면 재작년 415억원이었던 사고액은 작년 724억원으로 증가했고 8개월 만인 올해 1133억원에 이르렀다. 재작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의 사고액수가 132억원에서 22억원으로 100억원가량 감소할 때, 지방 14개 시도의 사고액은 176여억원에서 843여억원으로 4.8배 늘었다. 재작년만 해도 수도권의 사고액수(240여억원)는 지방(176여억원)보다 많았다.
 

[사진 = 국토교통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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