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중국 방문 마하티르 말레이 총리, 맘 돌렸나..."일대일로 참여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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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08-2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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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 시진핑 중국 주석 만난 마하티르, "일대일로 모든 국가에 이롭다"

  • 말레이 일대일로 이탈 막자...시진핑, 리커창, 리잔수, 왕이, 마윈까지 총출동

17일 4박5일 일정으로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찾은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20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거대 경제권 구상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가 잇따른 잡음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취임 후 첫 방중한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다시 일대일로 참여 의사를 밝히고 중국과의 관계를 강조했다. 중국이 극진한 예우로 '마음 돌리기'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마하티르 총리가 중국에게서 제대로 '실리'를 챙겼을 가능성도 크다. 

중국중앙(CC)TV의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2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댜오위타이에서 마하티르 총리와 회동해 중국과 말레이시아의 관계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일대일로 추진에 있어 함께 노력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두 개의 백년' 목표 실현을 위해 분투 중이고 말레이시아는 '신(新)말레이시아' 건설의 여정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양국은 부상하는 아시아의 핵심역량이자 서로에게 발전의 기회를 줄 수 있는 협력 파트너"라고 말했다.

또, "양국은 우호적인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면서 "각자의 자주적 전략을 바탕으로 동아시아경제공동체 건설을 추진하고 남남협력(개도국 간 협력)에 새로운 활력을 더해 개도국 발언권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하티르 총리가 강조해온 아시아적 가치관을 치하했음은 물론이다. 최근 고개를 든 일방주의와 보호무역도 반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일대일로를 언급했다. 시 주석은 "말레이시아는 고대 해상실크로드에 위치한 주요국으로 중국 일대일로 사업에 가장 먼저 동참한 연선국가이기도 하다"면서 "양국이 일대일로를 기반한 실무협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방식과 모델로 협력을 한층 확대해 이익을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대일로 사업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는 말레이시아가 중국과 함께하면 더 큰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지난 5월 총선에서 친중성향의 무너뜨리고 집권에 성공한 마하티르 총리는 일대일로 사업의 수익성과 과도한 사업비 등에 의혹을 재기하며 재검토를 지시한 상태다. 이에 중국이 550억 링깃(약 15조650억원)의 사업비 중 85%를 융자하는 조건으로 추진 중이던 말레이시아 동부해안철도(ECRL) 건설과 94억 링깃 규모의 송유관·천연가스관 공사가 중지됐다. 마하티르 총리는 중국의 사업비 축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중국의 '극진한 예우'가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마하티르 총리는 시 주석의 말에 "말레이시아의 중국 우호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중국은 영향력있는 국가이자 말레이시아 최대의 무역파트너로 오늘날의 중국이 말레이시아를 위협하고 있지도 않다"면서 "중국 기업의 말레이시아에 대한 투자와 양국 협력 심화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일대일로에 관해서도 "시 주석이 제시한 일대일로 구상이 역내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고 모든 참여국에 이익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말레이시아는 일대일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함께 추진하길 원하며 이는 역내 발전과 번영에 이로운 일이라고 믿는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시 주석과의 만남에 앞서 이뤄진 리커창(李克强) 총리와의 회동에서도 마하티르 총리는 "말레이시아와 중국의 관계는 오랫동안 발전해왔다"면서 "이번 방중은 중국과 협력을 한 단계 더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4박5일 일정으로 중국을 찾은 마하티르 총리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항저우 등 저장성 일대를 방문하기도 했다.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 직접 총리의 참관 일정에 동행하면서 스마트 물류, 전자결제서비스 등 최첨단 기술을 소개했다. 중국의 변화와 성과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극진한 예우로 마하티르 총리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중국의 노력으로 해석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18일 베이징에 밤늦게 도착한 마하티르 총리 영접을 위해 공항으로 나선 것은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부총리 급) 겸 외교부장이었다. 20일에는 시진핑, 리커창 총리는 물론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까지 만났다. 중국을 방문한 외국 정상이 중국 공산당 서열 1~3위를 하루에 모두 만나는 것도 이례적이다.

중국 언론도 "중국과 말레이시아 관계가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면서 지원사격에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20일 논평을 통해 "마하티르 총리가 일대일로 사업 등에 의문이 있었지만 이번 방중이 이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마하티르 총리가 방문한 저장성은 일대일로 사업의 핵심거점으로 이 곳에서 일대일로의 활력과 가능성을 몸소 체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패 혐의로 마하티르 총리에게 밀려난 나집 리작 총리가 사업 추진에 합의한 총연장 688km의 ECRL은 말레이시아 서해안과 동해안을 잇는 철도로 중국에게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믈라카 해협 수송로가 막혔을 경우 이를 이용할 수 있는 때문이다. 믈라카 해협은 중국 자원 수입량의 80% 가량이 이동하는 주요 해상 수송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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