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개방공유 경제에서의 카피레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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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입력 2018-07-2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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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영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4차산업혁명위원회 전문위원((주)메디리타 대표이사)

배영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4차산업혁명위원회 전문위원((주)메디리타 대표이사)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큰 힘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사람들의 정보와 기술에 대한 인식 변화다. 바로 정보와 기술을 소유하려고 했던 것에서 이를 개방하고 공유하는 생태계로 변화한 것이다.

가장 활발한 분야가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이다. 블록체인은 개방공유경제를 표방하고 태생된 만큼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오픈소스를 채택하고 있다. 누군가가 처음부터 코드를 작성하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 오픈소스로 누구나 다른 사람이 구현한 것을 들여다볼 수 있으며, 복사를 허용하고 있다.

이 점이 블록체인 기술이 초입기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기반이 된다. 누구나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고 암호, 컨센서스 메커니즘, 신규 알고리즘 구현 등 여러 분야에서 집단지성으로 최적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큰 기대를 하고 있다.

검증된 코드를 복사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 특히 개발자들은 자신이 만든 소프트웨어 코드를 다른 개발자들이 가져다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소스코드를 이해하기 쉽게 작성하려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 공개 운영체계인 GNU 프로젝트의 GPL(General Public License) 규정을 따른다. 사용자들이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내용을 수정할 수 있도록 보증한다. 개발자들은 GPL 규정에 따라 소프트웨어의 배포 판을 만들 수 있고,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게 가능하다.

이때 중요한 점은 GPL이 적용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개량된 소프트웨어를 만들었을 경우, 개발한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를 공개해야만 하는 것이다. 특히 스타트업 벤처기업의 경우 이를 간과하는 경우가 있는데, 작년에 미국의 아티펙스가 한컴을 제소한 사건도 아티펙스가 개발한 고스트스크립트의 GPL 적용과 관련이 있다. GPL 적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 개발했을 경우, 소스코드를 공개해 개방공유 경제에 기여해야만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GPL은 자유소프트웨어재단의 리처드 스톨만이 만들었다. 소프트웨어 기업과 개발자에게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 만든 소스코드는 중요한 자산이며, 법적으로 저작권(Copyright)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스톨만은 ‘카피레프트(Copyleft)’를 주창하면서 지식과 정보는 소수가 독점하지 않아야 하며, 모두에게 공개돼야 한다는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이 활동에 의해 만들어지게 된 대표적인 소프트웨어가 리누스 토르발스의 컴퓨터 운영체제 ‘리눅스’다. 카피레프트는 상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기업들에는 위협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파이어폭스를 만든 비영리 재단인 모질라에서부터 IBM 같은 기업도 오픈소스 기반 기술에 투자하도록 영향을 줬으며 하이퍼렛저와 같은, 모든 기업이 범용적으로 이용 가능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리눅스 재단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개방·공유의 패러다임에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 변화가 큰 흐름을 이룬다는 것은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에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개발 방향과 전략 설정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다른 사람이 개방하고 공유한 오픈소스를 이용해 혜택을 입었다면, 그에 상응해 개방하고 공유해야만 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 개방·공유 경제 생태계에서 활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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