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세계 10위권, 대학은 세계 100위권 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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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득균 기자
입력 2018-07-0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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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대학평가기관 QS(Quacquarelli Symonds)가 지난달 7일 발표한 '2018 세계 대학평가'에서 서울대(36위), 카이스트(40위), 포스텍(83위), 고려대(86위), 성균관대(100위) 등이 100위 안에 들었다. [아주경제DB]
 

우리나라 대학들은 세계 대학들과 견줘볼 때 여전히 경쟁력 면에서 뒤처지고 있다. 소위 명문 사립대, 지방 거점 국립대는 세계 대학 순위에서 연달아 퇴보 중이다. 한국의 수출입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이다. 그런데 대학의 경쟁력을 보면 몇몇 대학을 제외하곤 세계 100위권 안에도 못 드는 실정이다.

교육부는 앞서 전국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을 대상으로 '대학 기본 역량 진단'을 실시했다. 이미 정원감축 권고, 재정 지원 제한이 결정된 30개 대학과 2단계 진단 대상에 포함된 86개 등 116개 대학이 존폐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지방대의 위기는 더하다. 이미 지난해 말 입학정원이 일반대는 20.5%, 전문대는 10.4% 감소했다. 세계 열강들과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쟁하기 위해서는 지성의 전당인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입학, 교육 및 연구 제도의 획기적인 변화 없이는 우리 대학의 경쟁력 제고는 더 이상 창출될 수 없다.

세계 10위권 대학은 미국에 7개, 영국에 2개, 스위스에 1개가 있을 정도다. 미국 대학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비결은 높은 자율성에 있다. 신입생을 어떻게 뽑을지. 무엇을 가르칠지. 어떤 연구를 할지는 전적으로 대학 자율에 맡겨 두고 있는 것이다.

한국 대학들의 위기감이 심상치 않다. 대학이 처한 현실은 갈수록 암담해지고, 고등교육의 질은 추락하고 있다. 학령 인구 감소로 고교 졸업생 숫자가 전체 대학 정원의 67%에 불과해졌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이 대학의 교육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대학의 교육력 향상과 경쟁력은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QS(Quacquarelli Symonds)가 지난달 7일 발표한 '2018 세계 대학평가'에서 서울대(36위), 카이스트(40위), 포스텍(83위), 고려대(86위), 성균관대(100위) 등이 100위 안에 들었다.

특히 성균관대가 전년 대비 8계단 상승함에 따라 100위권 내 국내대학 숫자가 지난해보다 한 곳 늘어나 총 5곳이 됐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30위권 안에 진입한 국내대학은 없었다.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포르국립대(11위)와 난양공대(12위) 등이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으며 중국 칭화대는 지난해 25위에서 17위로 순위를 8계단 끌어올려 20위 내에 든 아시아권 대학은 지난해 2곳에서 올해 3곳으로 늘어났다.

한국의 최상위권 대학들의 순위가 30~100위권 사이서 주춤하는 동안 중국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대학들이 순위를 조금씩 끌어 올리며 20위권에 다수 포진했다.

전체 순위에서는 매사추세츠공대(MIT)가 7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스탠퍼드대, 3위 하버드대, 4위 캘리포니아 공대(Caltech) 등 미국 대학이 1~4위를 석권했다. 5~6위는 영국의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가 차지했다. 10위권에 드는 대학을 봤을 때 영미권 대학들이 강세를 보였다.

이번 세계대학 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대학들은 대부분 과학·기술 분야에 강한 대학들이었다. 상위 10개 대학 중 MIT(1위), 칼텍(4위), ETH취리히(7위), 임피리얼칼리지(8위) 등 4곳이 과학 분야 특화 대학으로 드러났다.

한국에서 발표하는 SCI/SSCI 논문 수 규모는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하고 있지만 우수한 영향력을 미치는 연구 결과는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논문 수 중심의 연구 성장은 오히려 연구의 질적 저하를 가져올 수 있으며 연구자 역량을 집중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 우수한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체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외국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우수 연구가 더 이상 대학 및 연구소의 전유물이 아니라 민간 기업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반면 국내는 아직 세계적 수준에 높은 영향력을 가진 연구가 적다. 이를 위한 새로운 연구자 양성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연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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