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3金 시대…'영원한 2인자' 김종필 별세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손인해 기자
입력 2018-06-23 11:3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5·16 쿠데타 가담하며 정치 전면 등장

  • 1990년 3당 합당·1992년 YS 지지선언

  • 1997년 'DJP 연합'해 수평적 정권교체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8시 15분 별세했다. 향년 92세. 사진은 1989년 당시 김대중 평민당(가운데), 김영삼 민주당(왼쪽), 김종필 공화당 총재가 서울 가든호텔에서 회동을 갖고 특위정국 마무리 등 새해 정국운용에 대해 논의하기 앞서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별세하면서 김대중(DJ)·김영삼(YS)·김종필(JP) 트로이카가 이끌어왔던 '3김(金) 시대'가 종언을 고했다.

김 전 총리의 직업은 국회의원이면서 정당의 당수였고, 국무총리였다. 권력의 정점에 가장 가까이 있었던 그였지만, 대권과의 연은 없었다.

1961년 육군 중령으로서 처삼촌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쿠데타에 가담하며 정치 전면에 등장한 그는 '박정희 후계자'로서의 꿈을 키웠다.

같은 해 서슬 퍼런 중앙정보부를 창설, 초대 부장을 역임했고 1963년 공화당 창당을 추도했으며 1971~1975년까지 4년 6개월간 국무총리를 재임했다.

5군 신군부 등장으로 정치적 영어의 몸이 됐던 그는 1987년 신민주공화당을 창당한 데 이어 같은 해 13대 대선에 출사표를 던지며 '2인자'의 굴레를 벗어던지기 위한 몸부림에 나섰다.

1987년 대선에서 4위에 그쳤지만 이듬해 13대 총선에서 충청권을 기반으로 35개 의석을 확보하며 건재를 과시한 것이다.

하지만 박정희 정권 2인자라는 수식어를 단 그의 입지는 거세게 불어오는 민주화의 바람 앞에서 여지없이 흔들렸다. 결국 1990년 3당 합당을 통해 또다시 2인자의 길로 들어섰다.

이때부터 속칭 '충청권 맹주'로서 '캐스팅보트를 쥔 2인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충청권 지역주의 정치를 심화하는 등 한국 정당정치의 후퇴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했다.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92세. 이로써 김대중·김영삼·김종필 트로이카가 이끌어왔던 '3김(金) 시대'가 종언을 고했다. 김종필 전 총리가 1990년 1월 노태우 전 대통령과 김영삼 당시 민주당 총재와 함께 3담 합당을 발표한 뒤 모습.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양김(兩金)과 끊임없는 밀고 당기기를 통해 1992년 1997년 대선에서 이들을 권좌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자신의 대권 도전이 무위에 그칠 것으로 판단, 내각제를 고리로 이들 양김과 '딜'을 하며 대권 쟁취를 도왔다는 해석이다.

김 전 총리는 1992년 대선을 앞두고 3당 합당으로 한배를 탄 YS에 대한 지지를 선언함으로써 여권 2인자로 자리를 굳혔다. 청와대의 신임을 받기 위한 그의 충성도 이어졌다.

그럼에도 민자당 내 권력투쟁에서 밀린 그는 6·27 지방선거를 앞둔 1995년 민자당을 탈당해 자민련을 창당했다.

1997년 대권 도전을 선언하며 재기를 노렸으나 대선 막바지 그의 선택은 또다시 2인자였다.

여야 정권교체라는 명분을 내세워 당시 김대중 후보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DJP 연합'을 성사시키며 헌정사상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뤘다.

이미 고희를 훌쩍 넘긴 그는 '국민의 정부 초대 국무총리'라는 공식적인 2인자의 반열에 올라 외환위기 사태 극복 등 김대중 전 대통령과 '콘크리트 공조'를 과시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후 내각제 파동, 16대 총선 과정에서 쌓인 권력 1, 2인자 사이의 앙금은 2001년 9월 임동원 당시 통일부 장관 해임안 가결로 공조 파기로 이어졌고, 김 전 총리는 정치적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4년 17대 총선을 통한 재기를 노렸으나 역부족이었다. 자신의 10선(選) 도전에 실패한 것은 물론 4명의 의원만 배출하는 굴욕적 참패로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2인자 정치 인생에 마침표를 찍었다. ​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