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위기 몰라"…연준, 금리인상 기조 끄떡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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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06-0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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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룸버그 "위기설 신흥시장, 연준 동정 얻기 어려워"…13일 금리인상 확실시

[사진=아이클릭아트]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RB)가 신흥시장 불안에 아랑곳하지 않고 금리인상 기조를 고수할 전망이라고 블룸버그가 7일 보도했다. 미국 경제 전망이 낙관적인 데다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오히려 신흥시장에 더 큰 해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신흥시장은 최근 연준의 금리인상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연준의 금리인상은 새로운 게 아니지만 올해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아래 신흥시장에 몰린 자금을 달러 자산으로 빨아들이는 유인효과를 낸다. 또한 연준의 금리인상은 달러 강세 요인으로 달러빚 상환 부담을 가중시킨다.

연준은 당초 올해 3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했지만 시장에서는 인상 횟수가 한 차례 이상 늘어날 공산이 크다고 본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달러 강세 우려로 불거진 신흥시장 위기설은 지난달 아르헨티나를 강타했다. 아르헨티나는 페소화 폭락 사태 속에 사상 최악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재정·경상수지 적자(쌍둥이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게 화근이 됐다. 미국의 금리인상, 달러 강세는 쌍둥이 적자를 늘리는 요인이다.

신흥시장 위기설은 아르헨티나에 이어 터키로 번졌고 브라질이 다음 희생양으로 부상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아르헨티나, 터키 다음으로 파괴적인 외환시장에 직면할 나라로 브라질을 지목했다.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모두 쌍둥이 적자로 고전해온 나라들이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신흥시장이 애를 먹고 있지만 연준의 동정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신흥시장에 대한 우려가 연준의 금리인상 행보에 영향을 줄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스위스 취리히 연설에서 "외국 금융환경에 대한 연준의 통화정책 역할이 과장됐다"고 말했다. 연준은 미국의 중앙은행이지, 세계의 중앙은행이 아니라는 얘기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최근 연설에서 신흥시장을 언급했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부양책에 따른 경기 상방리스크를 거론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신흥시장보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부양에 따른 경기과열 우려가 더 크다는 의미다. 금리인상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프랑스 투자은행 BNP파리바의 미국 뉴욕 주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연준이 (신흥시장에 대한) 공포를 근거로 정책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신흥시장의 혼란은 현재 정당화할 수 있는 소음"이라며 "이게 미국에 대한 전망을 바꿀 수 있을까. 아직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 1~5월에만 100만개가 넘는 새 일자리를 만들었다. 신규 고용자수가 월간 20만명이 넘으면 고용시장이 안정됐다고 평가한다. 물가상승률도 지난 3, 4월에 연간 기준으로 연준 목표치인 2%에 도달했다. 연준이 물가안정, 완전고용이라는 이중책무를 모두 완수한 셈이다. 내부적으로는 금리인상을 미룰 이유가 없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금리인상을 연기하는 게 오히려 신흥시장에 더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고 본다.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탄탄한 상황에서 금리인상을 미뤄 경기가 과열되면 더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낮춘 연준은 2015년 12월 금융위기 이후 첫 금리인상에 나섰다. 지난 3월까지 기준금리를 모두 6차례 올렸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12~13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게 거의 확실하다고 본다. CME그룹에 따르면 미국 금리선물시장에서 본 금리인상 가능성은 이날 현재 93.8%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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