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페론골프 김영준 대표 "공은 모두 둥글까? 역발상 호기심…'밸런스 골프공' 탄생 비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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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8-07-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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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브 펠츠 '무게중심 이론'서 힌트

  • 세계 최초 '드라이버 라인' 국제 특허

  • 올 200억원 매출 목표…유망주 후원도

[엑스페론골프 김영준 대표이사. 사진=남궁진웅 기자]


“이상하게 찌그러진 공이 보이더라. 처음엔 내 눈을 의심했다.”

골프장에서 로스트볼(잃어버린 공)을 수거하는 일을 하던 김영준(48) 엑스페론골프 대표는 골프공 선별 과정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의구심이 들었다. 눈이 이상하지 않다면 확인 작업이 필요했다. 공구상에서 측정 장비로 공의 지름을 재보고 무릎을 탁 쳤다. 공마다 지름이 ±2mm나 오차가 났다. ‘지구상에 완벽한 구형의 공은 없구나.’ 찌그러진 공이라면 아무리 정확한 샷을 치더라도 엉뚱한 방향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이 작은 호기심에서 탄생한 골프공이 바로 골프공 벤처업체 ‘엑스페론’이다.

엑스페론은 ‘~에 관한 전문가’를 의미하는 ‘엑스퍼트(expert)+온(on)’의 합성어다. 김 대표가 고심 끝에 만든 상호에 담긴 의미 그대로 엑스페론에는 특별함이 있다. 엑스페론은 세계 최초로 밸런스 개념을 적용해 골프공을 생산한다. 완벽한 구형의 공을 만들 수 없다면, 공의 정확한 무게중심을 찾아 ‘똑바로 굴러가고, 똑바로 날아가게 만들면 된다’는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에서 프로 레슨가로 전향한 데이브 펠츠의 저서 ‘프로처럼 퍼팅하기(Putt Like the Pros)’에서 무게중심 이론의 힌트를 찾았다. 엑스페론 골프공은 타사 일반공과 달리 밸런싱 작업을 통해 무게중심을 찾아 퍼팅 라인과 드라이버 라인 등 2개의 선을 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퍼팅 라인은 공 무게중심의 가장 낮은 지점을 찾은 뒤 정반대편 표면에 선을 그은 것이다. 김 대표는 “자동차 타이어가 진동 없이 굴러가도록 정렬하는 것과 같은 개념으로 정렬된 퍼팅 라인으로 공을 치면 똑바로 굴러가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이버 라인은 ‘날아가는 공이 구르는 공과 같을 수 없다’는 발상의 전환에서 탄생했다. 퍼팅 라인과 달리 고속 회전하는 공의 가장 안정적인 회전 무게중심을 찾아 선을 표시했다. 김 대표는 “드라이버 샷을 잘 쳤는데도 공의 속도가 줄어드는 지점에서 공의 무게중심에 따라 방향이 휘는 경우가 발생한다. 드라이버 라인은 이런 현상을 최소화시켜준다”며 “250야드 이상을 보내는 장타자일수록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고안한 드라이버 라인은 국제특허(PCT)를 받은 기술이다. 이를 포함해 국제특허 3개, 국내특허 21개, 상표도 30개나 갖고 세계 시장을 노크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골프공 전문 회사다. 국내에서는 해외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탓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일대에서 인기를 얻고 있고, 최근에는 일본과 중국 시장도 문을 열었다.
 

[엑스페론골프 김영준 대표이사. 사진=남궁진웅 기자]


김 대표는 마케팅 전략도 둥글게 돌아가는 법을 택했다. 골프공 출시 후 1년 동안 판매를 하지 않았다. 가격 정책을 수립하는 기간이 필요했다. 그만큼 자신이 있었다. 엑스페론 골프공은 타사 제품에 비해 10% 정도 비싸다. 퍼팅 라인과 드라이버 라인은 각각의 공마다 무게중심이 다르기 때문에 일일이 수작업으로 생산된다. 김 대표는 “2015년 출시한 이후 2016년 9월부터 시작했다. 이제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은 완성됐다”며 “세계 시장에서 엑스페론의 존재를 부각시키면서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를 늘리고 있다. 올해는 최소 2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시장 점유율보다 인지율을 올리는데 포커스를 맞춰 추가 매출을 극대화시키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김 대표가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정체된 미국과 유럽이 아닌 중국이다. 중국의 골프산업은 ‘녹색 아편’이라 부르며 통제하던 시대는 갔다. 중국 내 골프 유망주들은 빠르게 늘고 있다. 전 세계랭킹 1위 ‘펑산산 효과’와 함께 해외 골프 유학과 해외 투어 진출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김 대표도 중국에 발을 들인 지 벌써 2년 가까이 됐다. 중국의 아마추어 골프 유망주들을 후원하면서 꾸준히 숫자도 늘리고 있다. 김 대표는 “중국에서는 아마추어 우승자 대부분이 엑스페론 공을 쓰고 있다. 현재는 중국의 중‧고등학교 유망주들을 위주로 40명 정도 후원을 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20명 넘게 후원을 계속 하고 있다”며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스타 마케팅은 위험성이 있었지만, 이제는 스타 마케팅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골프공 철학은 분명하다. 김 대표는 “플레이어가 실력이 아닌 잘못된 용품으로 인해 성적이 안 좋아진다면 그것은 안 된다”며 “소비자도 모르고 개발자도 모르는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는 기업을 만들어가는 것, 고정관념을 깨고 최적화된 퍼포먼스를 구현시킬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엑스페론의 철학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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