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증시, 5월 이례적으로 하락…3년 만에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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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8-06-0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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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월 VN지수, 전월비 7.5%↓…블루칩 부진 영향

  • VHM·VRE 등 신주 투자 위한 자금마련 목적 매도세 형성

  • 6월 초 연초 대비 성장률 플러스 전환에도 불안감 여전

[사진=베트남비즈]

 
베트남 주식시장이 4월에 이어 5월에도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지난달 31일 반등에 성공했지만, 시장의 조정세가 여전할 것이라는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베트남 주식시장의 벤치마크인 호찌민증권거래소(HOSE)의 VN지수는 전월 대비 791포인트(p), 7.5% 하락한 971.25p를 기록했다.

평균 주식 거래 규모는 17억5300만주로 전달보다 13%가 줄었고, 거래액은 6조4530억동(약 3045억8160만원)으로 21%가 감소했다. 하노이증권거래소의 HNX지수도 114.91p로 전월 대비 6.3%가 하락했다.

베트남 경제 매체인 베트남비즈는 “지난달 시장 대표 종목들의 주가는 잇단 조정세로 최대 수십%가 하락했다. 이로 인해 일부 종목은 바닥을 치며 저가매수세를 기대했지만 낮은 수준의 시장 유동성이 걸림돌이 됐다”고 2일 설명했다.

베트남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 5월에 나타난 시장의 하락세가 이례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
 

1일 기준 최근 1개월간 베트남 VN지수 변동 추이.[사진=블룸버그 캡처]


전 세계 주식시장에는 ‘5월에는 주식을 팔고 떠나라’는 격언이 존재한다. 변동성이 큰 5월부터 10월까지는 시장을 피하고, 수익률이 좋은 11~4월에 주식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는 뜻이다.

과거 영국 귀족과 상인 간 유행했던 ‘5월에 팔고 세인트레저(9월에 개최되는 영국 경마대회)’에 돌아와라‘에서 유래했고, 이를 미국 매매자들이 투자에 적용하면서 유명해졌다.

실제 1992년 이후 미국 다우존스 5월 증시 수익률은 마이너스 0.2%로 9월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반면 베트남 증시의 5월은 지난 3년 동안 세계 시장과 상반되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VN지수는 매년 5월마다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5월에는 전달의 조정세에 따른 반등이 전망되면서 현지 증권사 대부분은 ‘Buy in May(5월에 사라)’라는 다른 주식시장과 상반되는 투자전략을 내세우기도 했다.

베트남비즈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5월 매도’ 공포가 실제 베트남 시장에서도 발생했다”며 “지난 3년과 전혀 다른 (시장의) 모습에 투자자들이 당황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블루칩(대형 우량주)의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이 시장을 바닥으로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통계에 따르면 베트남 블루칩 중 하나인 비엣젯항공(VJC) 주가는 지난달에만 20% 이상이 빠졌다. 또 베트남번영은행(VPB)은 15.29%가 하락했다.

빈홈(VHM), 빈콤리테일(VRE) 등의 주식상장으로 빈그룹(VIC) 등에서 신주 매수 목적의 자금 마련으로 매도세가 형성된 것이 대형주 부진의 배경이 됐다.

VN다이렉트증권(VND)이 온라인 도박 스캔들에 휩싸인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VND는 증권 및 펀드 중개업체로 시장점유율 4위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앞서 베트남 홈(HOME)다이렉트가 베트남에서 불법 온라인 도박을 허용한 페이(PAY)다이렉트 플랫폼을 통해 지불을 원활하게 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로 인해 홈다이렉트 지분 26%를 소유한 VND의 주가는 25.68%가 폭락했다.

이달 들어 베트남 증시가 강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조정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은 계속되고 있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베트남의 장기적이고 높은 경제성장률로 반등을 여전히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수급 불균형이 존재하고, 대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아직 높기 때문에 명확한 추가 상승 동력이 나타나기 전까지 반등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VN지수는 전일 대비 21.62p(2.23%) 오른 992.87p로 거래를 마쳐 연초 대비 성장률을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1일 기준 VN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0.88%로 집계됐다.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 편입과 글로벌 금융시장을 압박했던 이탈리아의 정정 불안이 일부 해소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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