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예쁜누나' 손예진 "정해인과 열애설? 멜로 찍으며 처음 겪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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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06-0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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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진아 역을 맡은 배우 손예진[사진=엠에스팀 엔터테인먼트 제공]

“다들 ‘해인 씨랑 사귀었으면 좋겠다’고 해요. 하도 들으니까 저도 우리가 왜 이렇게 케미스트리가 좋은지 궁금해지더라고요. 저는 멜로 장르를 정말 많이 찍어왔잖아요. 그동안에도 ‘좋은 케미스트리’라고 많이 불렸는데 이 정도 관심은 처음인 것 같아요.”

배우 손예진(36)의 말 그대로다. ‘멜로의 여왕’이라 불리는 그는 조승우, 정우성, 소지섭 등 내로라하는 남자 배우들과 멜로 연기를 펼쳐왔다. 언제나 폭발적인 ‘케미스트리’를 뽐내왔던 손예진이지만 그의 멜로 역사상 최초로 “실제로 사귀느냐”는 의심까지 받으며, 보는 이들을 망상에 빠트렸다.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통해서다.

지난 19일 종영한 JTBC 드라마 ‘밥 살 사주는 예쁜 누나’(극본 김은·연출 안판석, 이하 ‘예쁜 누나’)는 ‘그냥 아는 사이’로 지내던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면서 그려가게 될 ‘진짜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손예진은 최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드라마와 정해인 그리고 자신의 연기 외적인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유심히 봤어요. 하도 (정해인과 케미스트리가) 좋다니까. 제가 생각한 건 그래요. 사람에 따라 풍기는 이미지나 느낌, 성향이 있잖아요. 그것들을 그룹으로 나눈다면 해인이와 저는 비슷한 그룹인 거 같아요. 자연스럽게 융화된다고 할까요? 그래서 더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진아 역을 맡은 배우 손예진[사진=엠에스팀 엔터테인먼트 제공]


‘예쁜 누나’는 30대 여성이 겪은 일상과 현실적인 연애 등을 섬세하게 표현,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은 얻었다. 손예진 역시 이를 언급하며 “우리 드라마는 멋지지 않다”고 소개했다.

“누구나 한 번쯤 연애 경험이 있다면 알 거예요. 영화 속에 등장하는 멋있는 장소, 멋있는 말 같은 것보다 집 앞 놀이터나 차 안, 극장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 만남을 가지는 모습을 보면서 현실적인 공감을 하는 거죠. 그래서 저 역시도 독특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진짜 사랑하고 연애할 때 연인들은 어떤 뽀뽀를 하고 어떤 스킨십을 나누며 어떤 표정을 짓는지 연구하고 (연기적 표현을 위해) 노력했죠. 거기에서 보는 이들이 ‘나도 저랬는데!’ 하는 마음을 느끼길 바랐어요. ‘드라마를 보니 나도 연애하고 싶다’는 반응도 많아서 기분이 좋았죠.”

일상적 소재를 특별하게 연출하는 안판석 감독과 배우 손예진, 정해인의 케미스트리로 ‘예쁜 누나’는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과 탄탄한 팬층을 얻게 됐다.

“안 감독님은 극적 상황에서 카메라를 뒤로 빼버려요. 배우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것보다 그 상황과 느낌을 주려고 하는 거죠. 과감한 선택이에요. 저는 감독님이 지향하는 연출 스타일을 굉장히 좋아해요. 그게 이 드라마의 색깔이기도 하고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예쁜 누나’에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했던 것은 준희와의 현실감 넘치는 연애 스토리다. ‘열애설’까지 불러일으켰던 두 사람의 연기 호흡에 대해 손예진은 연신 “신기하다”는 반응.

“해인씨가 데뷔한 지 4년이 되었고 첫 주연작이자 멜로드라마라고 들었어요. 해인씨를 보면서 ‘내가 데뷔 4년 차에도 저런 연기를 했었나?’ 싶더라고요. 전 못했었던 것 같아요. 거기다 어찌나 준희와 싱크로율이 좋은지! 그 자체 같더라고요. 너무 자연스러워서 더 몰입이 잘 되었던 것 같아요. 센스가 뛰어나서 즉석에서 (연기를) 제안해도 바로 받아들이고 유연하게 대처해요. 앞으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 돼요.”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진아 역을 맡은 배우 손예진[사진=엠에스팀 엔터테인먼트 제공]


베테랑 여배우와 신예 남자배우의 연기 호흡이라니. 시청자들에게도 손예진에게도 ‘낯선’ 그림이었을 터다. 멜로가 익숙해진 손예진에게 정해인이라는 신예 배우가 준 낯설고 신선한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제 어릴 때가 생각나더라고요. 데뷔 4년 차에 멜로영화라면 딱 ‘내 머릿속에 지우개’를 찍을 때였던 거 같아요. 낯설고 신선한 느낌보다는 예전의 제 모습을 많이 떠올렸던 것 같아요. ‘아, 나는 그랬지’ ‘이런 감성이었지’ 하는 추억들을 불러일으켰죠.”

‘예쁜 누나’는 여느 로맨스·멜로와 달리 30대 여성이 겪는 현실과 딜레마를 담아냈다. 단순히 ‘연애’만을 조명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극 중 진아가 구두를 신고 있다가 남들의 눈을 피해서 운동화를 신곤 하잖아요. 누가 그렇게 시킨 건 아니지만 ‘그래야 할 것 같아서’ 하는 일들이 현실감 있었어요. 저도 똑같거든요. 또 제가 직장에 다니는 건 아니지만 친구들이 직장에 다니면서 겪는 고충이나 업무적 스트레스를 가까이에서 보잖아요. 진아가 겪는 일들이 멀리 느껴지지 않았어요.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보다 동료들 때문에 더 스트레스받아 하는 일 같은 것들도요. 직접 겪지 않아도 대본만으로도 리얼리티가 느껴졌어요. 연기하면서 충격적으로 느껴졌던 건 극 중 진아가 회사 내에서 총대를 메고 회사 측에서 일을 무마하려 할 때 겪은 일들이었어요. 실제로 있던 사례를 가지고 시나리오를 쓴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그야말로 ‘멘붕’이었죠. 제게 이런 상황이 온다면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엄두도 안 나더라고요.”

너무 현실적이었던 탓일까? 시청자들은 진아의 성격과 막막한 현실에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저 역시도 ‘솔직하면 좋을 텐데. 왜 이런 선택을 할까?’하는 생각을 했어요. 진아는 미성숙하고 착한 아이예요. 상대에게 내가 원하는 것만을 요구하지 않죠. 상대의 상처를 염려해 스스로 감수하거나 다른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물론 결과적으로는 상처를 주었지만 진아의 마음은 ‘손해를 끼치지 않으려 함’이었어요. 저는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진아가 완벽하게 성장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진아 역을 맡은 배우 손예진[사진=엠에스팀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의 말처럼 진아는 완벽하지 않았다. 여타 드라마 속 주인공이 어떤 일을 계기로 깨달음을 얻고 성장한 모습으로 엔딩을 맺는 일은 ‘예쁜 누나’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우리 드라마는 멜로지만 부모와 자식, 상사와 부하, 친구들끼리의 이야기기도 해요. 사람들의 드라마죠. 진아의 성장기를 다뤘다고 해서 여느 드라마처럼 훌쩍 성장, 모두를 아우르지 않잖아요. 물론 그게 그림 상 좋겠지만요. 저는 진아가 어딘가에서 살고 있고 지금도 성장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 성장하지 않은 채 끝났기 때문이죠. 오히려 그 모습을 보고 우리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배우 손예진은 어떨까? 이번 작품으로 인해 “성장한 부분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성장하지 않은 것 같다”며 웃었다.

“2018년의 저와 진아의 나이가 똑같아요. 이런 작품을 만나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배움과 경험을 안겨준 것 같아요. 앞으로 캐릭터를 어떻게 바라봐야하는지 조금 알게 되었어요. 너무 많은 존중과 사랑을 받은 것 같아요. 나중에 작품을 한다면 이 작품을 하면서 배운 것, 얻은 것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어요.”

올해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부터 ‘예쁜 누나’까지. 멜로 장르를 선보인 손예진은 올가을 영화 ‘협상’으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 그에게 “손예진의 멜로는 또 언제쯤 볼 수 있느냐”고 묻자, “내년쯤?”이라는 얄궂은 답변이 돌아왔다.

“‘화양연화’나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같은 작품도 찍고 싶어요. 20대의 작품, 30대의 작품이 있다면 40대, 50대 때 하고 싶은 멜로가 있거든요. 짧은 시간 안에 제가 해보지 못한 작품들을 너무나 만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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