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부 1인자, 북미회담 앞두고 전격 교체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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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규 기자
입력 2018-05-28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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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위원장 의도대로 재편역할…군을 노동당의 지휘 아래로

동그라미 안에 있는 인물이 김수길 신임 군 총정치국장. [연합뉴스]


북한군 서열 1위인 총정치국장이 김수길 전 평양시 당위원장으로 교체됐다. 전임 김정각이 지난 2월 총정치국장에 임명된 지 불과 4개월 만이다. 이번 전격적인 인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군을 노동당의 지휘 아래 두려는 의도로 읽힌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장 현지지도 소식을 전하면서 수행자로 ‘총정치국장 육군 대장 김수길’이라고 밝혔다.

군 총정치국은 북한군 간부들에 대한 인사·검열·통제권을 쥐고 있으며 군인들에 대한 사상교양사업을 책임진 군 핵심기관이다. 이렇다 보니 총정치국장은 북한 권력 서열 5위 안에 들어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 신임 총정치국장은 정통 군 출신이자 총정치국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김정은 체제 들어 2013년 10월 중장(우리의 소장)에 오른 후 이번에 별 2개를 추가하며 대장으로 고속승진했다.

그는 2013년 총정치국장 다음의 서열인 조직국 부국장에 임명돼 군인들의 조직 생활 전반을 관장했다. 그러다 2014년 4월 군복을 벗고 북한의 수도인 평양시를 총괄하는 당 책임비서(현 당위원장)로 자리를 옮겨 최근까지 당 관료로 일했다.

김 신임 군 총정치국장이 다시 군복을 입고 총정치국장으로 승진한 것은 군에 대한 노동당의 통제 강화 조치의 하나로 풀이된다.

최룡해 당 부위원장 겸 조직지도 부장이 2012년 총정치국장에 임명됐을 당시 군을 완전히 장악해 김정은 후계 체제 구축에 앞장섰던 것처럼, 김수길 신임 총정치국장도 안정을 찾아가는 북한군을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대로 재편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김수길은 최룡해와 매우 가까운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총정치국장이던 최룡해의 중국 방문을 수행한 뒤 성공 가도를 달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와 관련해 “북한은 최근 전원회의에서 병진노선을 결속하고 경제에 모든 것을 집중하는 새로운 전략 노선을 밝혔다”면서 “이는 당과 경제 엘리트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군부의 영향력은 대폭 축소되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거치며 어렵게 획득한 핵을 포기한다고 선언한 만큼 군부가 동요할 수밖에 없다”면서 “군부를 단속하기에 가장 적절한 인물을 기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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