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사 가입자 빼앗기 경쟁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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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18-05-16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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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호이동 건수 감소, 기기변경은 증가 추세

  • 선택약정 요금할인 증가 등 영향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 전경[사진=한준호 기자]


새 폰을 구매할 때마다 이동통신사를 옮기는 이른바 철새 이용자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선택약정 요금할인제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이동통신사를 옮겨도 혜택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 또한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따라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고 5G 상용화도 대비하는 상황에서 이전과 같은 '가입자 모시기’ 경쟁을 지양하고 있는 상황이다.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번호이동 가입자 수가 지난해 대비 감소하고 있다. 올해 1월 번호이동 건수는 49만9893건, 2월 39만7616명, 3월 50만947명, 4월 43만8448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번호이동 건수 평균인 54만4470건 대비 10만건 이상 줄어든 수치다.

기기변경은 크게 늘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기기변경 건수는 88만2244건, 2월 75만5988건, 3월은 105만9030건이었다. 반면 지난해 같은 기간 기기변경 건수는 월평균 69만1213건이었다.

번호이동은 휴대폰 구매 시 이동통신사를 다른 회사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기기변경은 반대로 기존 이동통신사를 유지하면서 단말기만 교체하는 가입유형이다. 번호이동은 줄고, 기기변경은 늘었다는 것은 고객이 기존에 가입한 이동통신사를 계속 이용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추세는 지난해 9월부터 선택약정 요금할인율이 20%에서 25%로 오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요금할인율은 이동통신 3사가 동일하다. 고객 입장에서 굳이 이용 중이던 이동통신사를 갈아탈 이유가 없는 셈이다. 선택약정 요금할인 가입자는 지난 2월 800만명을 넘어섰고, 올해 상반기까지 2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과기정통부는 전망하고 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이동통신사가 타 사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요금할인율 인상과 취약계층 통신요금 추가 감면 등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영향으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 5월 5G 상용화를 위한 주파수 경매와 관련 설비 투자 등도 앞두고 있어 향후에도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지속해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삼성전자 갤럭시S8 출시 당시, 휴대폰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 등에서 신도림 테크노마트 등 집단상가를 가면 번호이동 시 제품을 2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당시 휴대폰 불법보조금 지급 행태를 관리‧감독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다수의 대리점에 30만원에서 최대 68만원의 차별적 장려금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올해는 갤럭시S9 출시 후에도 가입자 유치를 위한 과열 경쟁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경기 수원 지역 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지난해 LG전자 G6와 삼성전자 갤럭시S8 판매 당시 이동통신사로부터 많게는 60만원까지 판매장려금을 받았으나, 올해 들어 이 장려금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이동통신시장의 경쟁 제한으로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이 고착화하는 현상이 지속할 것을 우려한다.

이동통신사의 한 관계자는 “번호이동 시장이 축소되면 이동통신사들은 집토끼를 지킬 수 있으나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5:3:2 점유율이 유지돼 2위와 3위 사업자에게 바람직한 시장 구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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