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아태금융포럼 미리보기] "한국, 블록체인 산업 '퍼스트무버' 가능하다"

박세진·김선국 기자입력 : 2018-03-12 07:00
[인터뷰] 대니얼 세벌 링컨대 재무회계학과 교수

[대니얼 세벌 링컨대 교수]

"실리콘밸리가 가장 주목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입니다."

이는 대니얼 세벌 링컨대 재무회계학과 교수가 11일 '블록체인과 핀테크'를 주제로 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내던진 첫마디이다.

세벌 교수는 "한국은 스타크래프트, 리그오브레전드 등 게임분야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인터넷 환경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경제는 현실 세계에 기반한 물리적·유형적 제품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도 "급속도로 성장하는 블록체인 기술과 한국의 인터넷 환경이 맞물리면 삼성 등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의 효율성이 극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핀테크에 대한 질문엔 "세계적으로 빠르게 보급되는 모바일 기술과 화폐의 디지털화는 글로벌 핀테크 혁명의 원동력"이라며 "특히 핀테크는 개인 금융, 기관 투자 등 각종 금융 거래에서 중간 유통 과정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고 답했다. 

또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금융거래에서의 보안 수준은 금융당국이나 금융기관에서 제공하는 최고 보안 수준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강력하다"며 "일반적인 뱅킹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는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서도 인터넷·모바일에서 안전한 금융거래를 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핀테크 기술 활용에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위챗'을 꼽았다. 

개발도상국 경제 발전 이론 중 '루이스 전환점'이라는 게 있다. 루이스 전화점은 농촌의 싼 노동력이 도시로 진출하면서 제조업 등 공업분야가 저임금 노동력이 되고, 더 이상 값싼 인력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전체적인 임금 상승과 함께 성장이 둔화되는 현상을 뜻한다.

각종 경제 분석 자료를 보면 중국은 이미 2010년에 루이스 전환점을 맞았다. 루이스 전환점을 맞은 인구(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한 젊은 인구들)는 기존 오프라인 상의 금융 기관을 접해보지 못한 세대다. 이들이 도시에서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온·모바일 상에서의 금융 거래를 해야 한다. 이런 상황을 놓고 보면 중국인들이 현금과 체크·신용 카드를 넘어 위챗 페이를 쓰는 일은 당연한 일이다. 

위챗의 성공에 대해 그는 "위챗이 중국에서 크게 성장한 이유는 모바일 페이 시스템이 현금 거래를 대체했기 때문"이라며 "바꿔 말하면 매크로 트렌드와 소비자 니즈를 적극 반영한 결과"라고 답했다. 

미국에도 모바일 페이 시스템이 존재한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부터 2000년 초반 출생 세대) 사이에서는 페이팔과 삼성페이, 애플페이와 같은 거래 수단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는 인구통계학적·지리적 요인으로 아직 모바일 페이 시스템의 효율성을 경험해보지 못한 수많은 사람이 존재한다. 또 스마트폰보다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 캐시백 등 각종 인센티브가 더 많다. 모바일 페이 시스템이 미국에서 자리잡기 어려운 이유다.

블록체인 활성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역할에 대해 그는 "모든 예산은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며 "블록체인 산업 전체에 대한 육성도 중요하지만, 구체적인 계획 하에 세부적인 지원이 더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예컨대, 최근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소요되는 전력이 고민거리로 급부상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데 사용되는 전력이 키프로스 공화국에서 사용하는 전력과 맞먹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세벌 교수는 "채굴 속도와 과정에 대한 보상 등에 상관 없이 블록체인 인증과정을 진행하는 컴퓨터 풀에 예산을 지원하면 될 것"이라며 "전력소모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전자 부품을 개발하는 회사에 세금 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형식"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한국이 암호화폐 종주국이 되고 싶다면 채굴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며 "한국 하이닉스와 같은 회사들이 전력을 덜 소모하는 플래시 메모리와 반도체를 개발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에 기반한 엔비디아 같은 회사들이 전력 소모 대비 효율이 좋은 그래픽 카드를 개발, 인텔과 AMD가 채굴 용도로 저전력 CPU를 제작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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