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030 AI 혁명 가시화..."일손·생산성 두 마리 토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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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8-02-0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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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면접관·AI 변호사 등 로봇 '페퍼' 넘어 AI 활용분야 다양화

  • 일손부족에 5년래 기업 도산 2.6배↑...일손 부족 해결책 부상

  • "AI·IoT 기반 '미래성장전략'으로 생산성 높여 4차 산업혁명 대비"

한 여성이 인공지능(AI) 면접 프로그램을 이용해 면접에 임하는 모습. [사진=タレントアンドアセスメント公式YouTubeチャンネル 유튜브 캡처]


면접용 복장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한 여성.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책상 앞에 앉는다. 학창시절 경험과 이 회사를 선택한 이유, 향후 포부 등을 침착하게 말한다. 누가 봐도 여느 기업의 면접 풍경이다. 하지만 여성의 앞에는 사람이 없다. 손바닥 크기만 한 기기가 놓여 있을 뿐이다. 단순한 기기가 아니다. 다수 데이터를 바탕으로 면접자의 자질을 판단하는 이른바 '인공지능(AI) 면접관'이다. 

◆ '위기를 기회로' 日, AI로 일손 부족 문제 해결 나서

최근 일본에서는 채용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해 면접 등 채용 과정에서 앞에 나온 사례와 같이 AI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자들은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면접을 볼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도 채용에 들어가는 부수적인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지난해부터 지원자의 입사 지원 동기 등을 묻는 엔트리시트(ES)의 평가에 AI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미 지난 2009년부터 채용 당시와 입사 후의 활약 정도에 대한 수천명의 데이터를 모아온 기업들은 기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채용 인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면서 채용 성공률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당장은 AI 프로그램에 의지하고 있지만 인간형 AI 로봇인 '페퍼'와 스마트폰 앱을 연동, 인터뷰를 진행하는 서비스도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AI 기술을 활용하는 분야는 비단 채용뿐만은 아니다. NHK가 지난해 12월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일본의 한 스타트업은 IBM 왓슨 기술을 바탕으로 기업의 계약서 작성·관리 등의 법률 자문 서비스를 출시했다. 월 기준 이용료가 980엔(약 9840원)이어서 통상적인 비용(최대 10만엔)의 1%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페퍼가 진행하는 장례식이나 로봇개 ‘아이보(aibo)’의 등장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일본의 AI 서비스가 주목 받는 이유는 초고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인구는 지난 2008년을 정점으로 급격히 감소하면서 인재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데이코쿠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최근 경기 회복 추세에 기업의 도산 건수 자체는 줄고 있지만, 일손 부족으로 도산하는 사례는 지난 5년간 2.6배 증가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유휴노동인구가 빠른 속도로 감소하면서 오는 2030년에는 2015년 대비 735만명의 노동인구가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편의점 등 리테일 업계에서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전을 벌이고 있지만 AI와 로봇을 적극 도입해 인구 감소에 대비하는 업계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간의 감정에 반응하는 로봇 페퍼의 활약 범위가 호텔과 금융권 등을 넘어 넓어지는 이유다. 

◆ "2030년까지 872조엔 규모 성장"··· AI 기반 新아베노믹스 주목

EY종합연구소 등 현지 조사기관에 따르면 일본의 AI 시장 규모는 오는 2020년 23조638억엔에서 2030년에는 86조9620억엔으로 4배 가까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 같은 전망은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관련 분야 지원 계획과도 무관하지 않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AI와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을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2018년도 예산안에는 자율주행자동차량과 로봇 등 AI 개발과 관련, 1006억5000만엔의 예산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적극적인 정부 지원을 통해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생산성도 높이겠다는 판단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해 3월에는 독일과 함께 IoT와 AI 등 첨단 기술의 국제 표준 책정과 연구 개발에 공동 참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하노버 선언'도 채택했다.

지난해에는 ‘소사이어티 5.0' 등의 내용을 담은 ‘미래성장전략’도 채택했다. 소사이어티 5.0은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활용해 확보한 데이터를 통해 AI 등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 생산력 확대로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인 경제성장 구상을 담은 새로운 기술 혁신 전략은 오는 6월께 마련될 전망이라고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은 전망하고 있다. 

미쓰비시종합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AI 보급의 영향으로 2030년 기준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50조엔(약 501조305억원) 확대되고 경제성장률도 연간 0.6%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는 AI 시장을 미국이 주도하고 있지만 미국, 독일과 더불어 3대 로봇 강국으로 꼽히는 만큼 일본의 AI 투자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IT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아베노믹스가 주목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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