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겸의 차 한 잔] 대한불교조계종, 요즘 뭐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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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겸 칼럼니스트(문학박사)
입력 2018-01-2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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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에 당선된 설정 스님이 지난해 11월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취임 법회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2월 11일 대한불교조계종이 불교계 '혁신파'인 '불교닷컴'(이하 닷컴)과 '불교포커스'(이하 포커스)에 대해 총무원, 사찰 등을 자유롭게 취재하지 못 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두 매체는 자승 총무원장의 각종 비리혐의를 비롯해 용주사 성월 주지의 쌍둥이 아들과 숨겨둔 부인 의혹, 종단 수죄부가 총장 선거에 개입하면서 시작된 동국대 사태 등에 대한 비판적인 일련의 보도를 한 바 있다. 이 판결은 조계종의 의회격인 중앙종회가 비공개 회의를 통해 언론탄압조치를 결의하고, 총무원이 이를 시행하는 조치를 취한 지 769일 만에 내려졌다. 법원의 결정은 출입·취재·광고·접촉·접속 등 ‘5금 조치’가 이어지자 두 언론사 대표가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업무방해금지가처분 신청에 따른 것이다.

닷컴과 포커스는 서울중앙지법의 결정에 따라 총무원 등 조계종 중앙종무기관이 입주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조계종은 물리력을 동원해 이를 막았다.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를 막는 행위는 조계종 총무원이 대한민국 법원의 결정조차 거부한 것으로, 대한민국의 헌정질서와 법체계를 위반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두 매체는 언론탄압을 계속하는 조계종에 법원 판결을 속히 수용하라는 의미로 조계사 앞에서 피켓 시위를 매일 오후 1시부터 1시간씩 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는 지난 19일 설정 총무원장이 닷컴을 상대로 제기한 1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첫 변론기일을 열었다. 설정 원장은 지난해 10월 11일 닷컴의 ‘은처자 의혹’ 보도를 문제 삼아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 등 고소에 나섰다. 당시 포커스와 닷컴은 과거 설정 원장을 상대로 친자확인 소송이 제기된 사실, 소송 당사자가 설정스님의 속가 형 호적에 올라 있는 문제 등을 보도하며 은처자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닷컴만 고소를 당하자, 닷컴은 11월 3일 설정 원장을 상대로 1080만 원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맞소송, 즉 반소를 제기했다.

첫 변론에서 유전자 검사에 응하겠다고 설정 측이 밝히면서 이번 소송을 통해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설정 원장의 은처자 의혹의 진실이 가려졌으면 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설정 스님은 지난해 10월 12일 총무원장 당선 직후 은처자 의혹 등에 대해 “조만간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내내 침묵하다 올해 1월 11일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세세히 설명하지 않겠다. 부처님도 당시 의혹을 받았던 일이 있었지만 시간이 걸려 해결됐다”며 말을 바꾼 바 있다.

요즘 대한불교조계종 뭐하고 있나 봤더니 여전히 국민들의 걱정을 사고 있는 듯하다. 불교계 종단 가운데 장남 겪인 조계종 문제로 올해도 부처님께서 초파일에 우리나라 땅에는 창피해서 못 오실 듯하다. 부처님 못 오신 몇 해 동안 불교계, 아니 우리 국토에도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미세먼지만 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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