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전쟁 확산] 세탁기 다음은?... 산업계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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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8-01-24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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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C 조사 반도체 타깃 가능성

14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가전제품 매장인 베스트바이에서 현지인들이 삼성전자의 세탁기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한국을 비롯한 외국산 세탁기에 대해 결국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기로 하면서 국내 산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예상(내달 초)보다 최종 결론이 빨리 나온 데다 관세 부과 수위도 높아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LG전자, 예상보다 높은 제재 수위에 '당혹'
이번 조치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의 세이프가드 결정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시장에 손실을 입히는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삼성전자 세탁기의 혁신적인 기능과 디자인을 원하는 미국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으로 구매하는 부담을 갖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LG전자도 "미국 정부의 결정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세이프가드 발효로 인한 최종적인 피해는 미국의 유통과 소비자가 입게 되고, 지역경제 및 가전산업 관점에서도 부정적인 결과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미국의 거래선과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에 공급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에 수출하는 세탁기의 대수는 연간 300만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양사는 세이프가드 조치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와 테네시주의 가전 공장을 계획보다 빨리 가동하기로 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1월부터 생산을 시작했으며, LG전자는 올해 말 양산을 시작한다. 그러나 이곳에서 연간 수출물량을 모두 대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음 타깃은 반도체?··· 관련업계 예의주시
이번 조치로 미국은 향후 보호무역주의 노선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가전업계뿐만 아니라 대미무역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산업 분야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다음 ‘타깃’은 최근 국내 산업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부문이 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1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생산한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와 적층 전자부품, 이들을 활용한 메모리 제품이 미국 특허권을 침해했는지 '관세법 337조' 조사를 시작했다.

관세법 337조는 미국 내 상품의 판매와 수입 관련 불공정행위에 대한 단속 규정이다. ITC는 이 조항에 따라 미국 기업이나 개인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제품의 수입금지나 판매금지를 명령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1일 미국 반도체 기업인 비트마이크로의 제소에 따른 것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지난 18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세탁기를 미국에 덤핑하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주장한 것처럼, 반도체 부문도 직접적으로 언급될 경우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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