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개장 첫 날…외국인 승객들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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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기자
입력 2018-01-1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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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KTX와 공항철도, 공항버스 등 통해 터미널 오도착하는 경우 빈번

  • - "쾌적한 공항 분위기는 만족"…1터미널 대비 출국 약 20분 빨라져

18일 개장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체크인 데스크 모습. [사진=김종호 기자]


“Terminal one? two?”

18일 오전 10시 공항철도를 통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도착한 한 백인 여성의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공항 안내를 도와주는 자원봉사자가 자신이 타야 할 항공기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있다고 알려줬기 때문이다.

항공기 탑승수속 마감까지 30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이 2터미널에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그는 땀을 흘리며 당황해했다.

사태를 파악한 공항 직원이 공항 밖으로 빠르게 나가 택시를 잡아주면서 그는 가까스로 1터미널로 이동해 항공기에 오를 수 있었다.

그를 안내한 자원봉사자 A씨(43·여)는 “30분 전에도 중국인 부부가 터미널을 착각해 다시 공항철도를 타고 1터미널로 돌아갔다”며 “내국인보다는 외국인의 오도착 비율이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 2터미널이 18일 오전 4시 20분 필리핀 마닐라발 대한항공 KE624편의 도착을 시작으로 공식 개장했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은 2터미널 개장에 따라 오도착 등 여객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홍보를 펼쳐왔지만, 이날 현장에서의 혼란은 곳곳에서 발생했다.

앞서 공사는 인천공항 2터미널 운영에 따라 개항 초기인 올해 상반기까지 발생할 터미널 오도착 등 여객 혼선이 일평균 7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 KLM항공, 에어프랑스 등 2터미널에 입주한 항공사를 이용하는 승객이 1터미널로 가거나, 아시아나항공과 저가항공사 등의 승객이 2터미널로 오도착하면서 혼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국토부와 공사는 ‘개항준비 점검회의’ 등을 통해 지난해 말부터 2터미널 개장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왔다.
 

18일 개장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부 곳곳에 2터미널임을 알리는 표지가 설치돼 있다. [사진=김종호 기자]


그러나 이날 2터미널이 공식 개장하면서 이 같은 우려는 현실이 됐다. 실제 KTX와 공항철도, 공항버스 등을 통해 터미널에 오도착하는 승객이 한 시간에 수 명씩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오도착 승객 대다수가 외국인이어서 이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예상했던 것처럼 개장 이후 여객 혼선이 다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장 직원들이 터미널 간 무료 셔틀버스로 안내하는 등 적절히 대응해 항공기를 놓친 승객은 없었다”며 “특히 외국인 승객을 중심으로 오도착하는 사례가 많아 공항철도 등에 외국어 안내방송을 늘리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토부와 공사 등은 승객 항공권에 터미널 번호를 기입하고 문자안내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버스와 철도 등 안내방송은 물론, 신속한 이동과 출국 지원을 위해 400여명의 자원봉사자 등도 배치했다. 11대의 터미널 간 직통 순환버스도 매일 오전 4시 30분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5분 간격으로 하루 229회(편도) 운행 중이다.

이날 2터미널을 찾은 승객들은 대체적으로 쾌적한 공항 분위기에 높은 점수를 줬다. 2터미널 공항 면적(38만㎡)이 1터미널(50만㎡)보다는 작지만, 수용 항공사가 4개에 불과하다 보니 비교적 한산했기 때문이다.

특히 2터미널에는 셀프체크인 키오스크 60여대와 셀프백드롭 30여대가 각각 설치돼 기존 1터미널처럼 오래 줄을 서지 않아도 쉽고 편하게 체크인 등을 마칠 수 있게 됐다.

이날 2터미널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한다는 B씨(52)는 “기존 1터미널을 이용할 때는 대한항공의 체크인 줄이 너무 길어 시간과 체력 소모가 매우 컸었다”면서 “2터미널은 비교적 대기 인원이 적어 커피 한 잔을 마실 여유도 생겼다”고 말했다.

공사는 1터미널 대비 2터미널의 출국 시간이 평균 20분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18일 개장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부 모습. 전광판을 통해 2터미널 취항 항공사 정보가 공지되고 있다. [사진=김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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