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보험료 2배' ABL생명의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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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01-12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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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계 순위 12위로 껑충…IFRS17 대비가 문제 지적도

[사진=생명보험협회]


새로운 대주주 안방그룹홀딩스를 맞이한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의 수입보험료가 이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판매 상품 중 저축성 보험이 많아 향후 예고된 건전성 규제 강화에 취약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BL생명은 지난해 누적 3분기(1~9월) 2조4163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기록해 2016년 누적 3분기 1조2559억원 대비 92.4% 늘었다. 수입보험료 규모가 1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교보라이프플래닛을 제외하면 전체 생보사 중 가장 큰 상승폭이다.

특히 해당 기간 25개 생보사 전체 수입보험료가 84조6516억원에서 81조7283억원으로 3.45% 줄었음을 감안하면 상당한 실적이다. 수입보험료 기준 생보업계 순위를 따져보면, ABL생명은 종전 17위에서 12위로 5계단이나 뛰어올랐다.

ABL생명의 호실적은 지난 2016년 말 새롭게 대주주가 된 안방그룹홀딩스의 영업 전략 때문이다. 안방보험그룹 계열사인 안방그룹홀딩스는 ABL생명이 저축성 보험 판매를 늘려 덩치를 키우는 영업 전략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같은 안방보험그룹에 인수된 동양생명 사례와 유사하다. 동양생명도 안방보험에 인수된 이후 단기간에 수입보험료를 늘려 업계 9위에서 5위로 덩치를 키웠다.

이로써 ABL생명은 지난해 8월 과거 알리안츠생명에서 현재의 이름으로 사명 변경을 진행했으면서도 후유증 없이 시장에 안착했다. 통상 사명 변경 이후 소비자들이 생소한 브랜드를 꺼리는 경우가 있어 영업 실적이 악화되는 경향이 나타났으나 ABL생명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ABL생명이 IFRS17(국제회계기준) 도입 등 건전성 규제 강화를 앞두고 저축성 보험을 대규모로 판매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 당장은 실적이 좋지만 향후 건전성 위험이 커졌다는 시각이다.

저축성 보험은 향후 약속된 최저보증이율만큼의 이자를 고객에게 지급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저금리가 예측되는 상황에서 저축성 보험을 대규모로 판매할 경우 자칫하면 큰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ABL생명이 건전성 측면에서 취약한 보험사라는 지적을 받아왔던 터에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ABL생명은 지난 2015~2016년 연속으로 보험부채적정성평가(
LAT) 결과 책임준비금이 부족해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는 판정을 받았다.

LAT는 보험사의 보험부채 시가평가 금액을 추정해 그 이상의 책임준비금을 쌓도록 하는 제도다. 해당기간 책임준비금이 부족하다는 판정을 받은 보험사는 ABL생명이 유일했다.

생보사 관계자는 "ABL생명도 동양생명처럼 몸집 불리기에 힘쓰는 것 같다"며 "수입보험료는 늘었지만 향후 부메랑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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