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겸의 차 한 잔] 고(故) 이은주 인천성모병원지부장의 명예로운 선종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하도겸 칼럼니스트(문학박사)
입력 2018-01-05 16:3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하도겸 박사 제공]


지난해 12월 26일 매우 안타까운 부고가 있었다. 이은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 인천성모병원지부장 이은주 간호사가 향년 53세라는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다. 고(故) 이은주 간호사는 1987년 고려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후 1995년 당시 성모자애병원(현 인천성모병원)에 입사했다.

그는 지난해 7월 노조 지부장에 취임해 ‘인천성모병원 정상화투쟁’을 수행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노조활동에 열정을 보이며, 헌신을 다한 아름답고도 명예로운, 그래서 너무나 안타까운 선종이 아닐 수 없다. 가톨릭에서는 임종 때에 '착하게 살고 복되게 생을 마친다'는 뜻을 가진 선생복종(善生福終)에서 유래한 선종이란 말을 사용한다.

23년차 베테랑 간호사였던 그는 승진에서 번번이 누락되됐 주로 외래 근무를 해왔다. 사망 직전에는 수간호사급의 연차임에도 고인은 소신을 갖고 끝까지 노조를 지키며 5~10년차 간호사들과 다름없는 응급실에서 3교대 근무를 했다고 한다.

<뉴스타파>와 를 필두로 병원 핵심 인사들에 대한 비판 보도가 줄줄이 이어지자 그 동안 침묵을 지킨 교구는 인사발령을 냈다. 그런 날 교대근무와 노조활동을 병행하는 강행군 속에서도 노조 동지들을 먼저 생각하며 늘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았던 따뜻한 사람 이은주 지부장의 선종이 있었던 것이다.

지난달 28일 추모제에서 박민숙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인천성모병원은 돈벌이 경영, 노조 탄압을 자행했고 결국 250여명의 조합원에서 10명만이 남게 되었다.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활동해온 10명의 조합원들 중 가장 맡 언니였던 고 이은주 지부장은 정말 열심히 헌신해 왔다. 우리는 인천성모병원을 환자존중, 직원존중, 노동존중 병원으로 만들기 위해 투쟁해왔다. 너무 원통하다. 우리 보건의료노조는 고 이은주 지부장의 뜻을 이어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악마는 지갑 속으로 들어온다’고 말한 바 있다. “돈을 가까이 하는 사제는 세속화와 부패의 위험에 가까이 있다. 사제와 돈은 멀수록 좋다.”고 밝힌 바 있는 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 소장은 페북을 통해서 “천주교 인천교구 <정신철 주교>는 유족과 병원 직원들과 국민에게 공개 사과하고 잘못을 인정하고 빈소에 조문하라. 이학노 신부, 박문서 신부, 인천교구 신부들도...”라고 밝혔다.

불교의 경우에도 출가 승려들이 각종 종단 기관의 ‘장’을 겸임하고 있다. 소위 권승이라고도 하는데 이들이 과연 수행이 아닌 세속적인 기관을 운영할 자격이나 능력이 있는지 궁금하다. 아니 그러려고 부모와 처자식 다 버리고 출가를 했는지 묻고 싶다. 요즘 종교인 과세를 비롯해서 정말 종교가 문제다. 전쟁의 불씨까지 가지고 있는 종교가 이제 세기말처럼 부패와 종말에 첨병이 되어 우리 국민들에게 되묻고 있다. “이대로 정말 괜찮은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