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중앙은행 긴축 움직임에 "잠재 성장률 교착"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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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7-10-2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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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연준 이어 ECB도 테이퍼링 신호..."완만한 경제 회복 낙관"

  • 2017년 OECD 평균 잠재 성장률은 1.5%...2007년 이후 급락세

  • 설비 투자 감소·디지털화로 인한 노동환경 양극화 영향

[사진=연합/EPA]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세계 중앙은행들이 완만한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 정책에 가세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의 설비 투자가 줄어든 데다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잠재 성장률은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ECB는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통화정책결정회의를 통해 기존 제로금리를 유지하면서 완만한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 회복세가 우세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미 연준에 이어 본격적인 긴축 신호를 보인 것이다.

다만 현행 양적완화 기한을 내년 9월까지 연장하면서도 규모는 현행 월 600억 유로에서 절반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인플레이션 수준이 ECB의 목표치에 미달하는 만큼 서둘러 긴축에 나설 필요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 회복 가능성에 대한 낙관론이 번지는 가운데 경제 회복의 가늠자인 잠재 성장률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실질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최신 보도에 따르면 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잠재 성장률은 1.5%로 지난 2007년(2.1%) 이후 급락했다. 

2007년 수준을 유지했다면 지난해 OECD 회원국 전체의 국내총생산(GDP)은 55.9조 달러에 달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지난해 GDP는 약 2조 달러 부족한 53.6조 달러에 머물렀다.

잠재 성장률이 둔화된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세계 기업들이 설비 투자 등을 축소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2009년 OECD 회원국의 설비 투자 규모는 8.6조 달러로 전년 대비 10%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선진국의 투자 축소로 인해 올해 생산성이 0.2%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자동차공유서비스인 우버와 애플 등 디지털 경제의 급속한 성장도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지털 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은 기존 제조업처럼 설비 투자에 의존하지 않는 만큼 잠재 성장률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급격한 세력 확장을 통해 신흥 IT 대장주로 떠오르고 있는 아마존닷컴은 올해 설비 투자 비용으로 약 50억 달러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도요타자동차 등 수송 분야의 설비 투자 규모가 약 236억3000만 달러에 달한 것에 비하면 5분의1 정도에 지나지 않는 셈이다.

실업률 증가와 비정규직화 등 고용환경 변화도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세계 실업률은 평균 6.3%로 금융 위기 이전보다 높은 상태다. 인터넷 판매율이 급증하면서 제조업 등 오프라인 일자리 블균형도 문제점으로 떠오른다. 아마존닷컴은 올 연말 12만명을 임시 고용할 계획인 반면 미국 완구업체인 토이저러스는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다.  
고미네 다카오 일본 다이쇼대학 교수는 "디지털화로 서비스 비용이 저렴해지고 부가가치가 낮아지는 상황에서 성장률이 높아지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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