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사이트] 법의학과 DNA 몽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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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태웅 기자
입력 2017-09-1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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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승용 바이오코아 대표 겸 한양대학교 분자생명과학과 교수


DNA 정보가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분야는 법의학이다. 친자 확인, 미아 및 전쟁 전사자 찾기, 범죄 피의자 구분 등이 대표적이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범인을 찾기 위해 머리카락, 현장에 있는 검체를 수거해 검사를 진행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또한 재난 사고 현장에서 신원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 가족들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진행하는 DNA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장면을 뉴스에서 접한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분들의 유해를 60년이 넘어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는 뉴스를 보기도 한다. 이와 같이 DNA를 이용한 개인식별 기술은 우리 주위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장기 미제 사건의 해결에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부터 시행된 'DNA 신원확인 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로 살인,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와 인신 매매, 폭력, 주거 침입, 재물 손괴 등을 저지른 범죄자와 미수범에 대한 개인식별용 DNA 정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대검찰청과 경찰청·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구축돼 관리되고 있다. 2016년말까지 수형인 및 직구속 피의자 채취건수는 11만2600여건에 달한다. 현재는 범인이 만진 물건과 같은 극미량의 증거물에서도 범인의 DNA를 검출할 수 있게 돼, 많은 DNA 정보가 쌓이고 있다. 이런 구속피의자와 현장증거물에 대한 DNA 데이터베이스 구축 덕분에 수천건의 미제사건이 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범죄나 절도와 같은 경우는 한사람이 여러번 범행을 저지르는 연쇄범죄인 경우가 많다.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동일인물 유무를 찾아 해결한 사건이 자주 등장하게 된 이유다.

DNA 정보를 이용한 개인식별은 개인의 특이적인 염기서열 반복 부위 여러 곳을 비교함으로써 같은 사람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현재는 검체를 염기서열 분석장치를 가지고 있는 DNA 분석실로 보내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일부 선진국에서는 고비용이지만, 현장에서 바로 DNA를 분석할 수 있는 장비를 사용한다. 최근 이러한 법의학 DNA 검사 분야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게 'DNA 몽타주' 기법이다. 기존의 DNA 개인식별 방식이 알려줄 수 있는 정보는 두 개의 검체 시료가 동일인인지 아닌지 비교해주는데 국한됐으나, DNA 몽타주는 각자 개인이 가진 DNA 정보를 바탕으로 얼굴을 예측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개인의 3가지 눈동자 색과 4가지 머리카락 색, 그리고 5가지 피부색을 구별할 수 있는 정도다. 하지만 지속적인 연구로 얼굴의 형태를 구별할 수 있는 새로운 DNA 부위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 인공지능과 접목해 예측 확률을 훨씬 높인 결과도 보고됐다. 목격자가 없는 범죄일지라도 범인의 DNA 정보를 바탕으로 몽타주를 그릴 수가 있게 돼 검거 확률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점점 국제화되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 분야에 대한 연구 및 투자가 활성화되는 것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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