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장롱 휴대폰 17조원, 올림픽 메달로 재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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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 기자
입력 2017-09-1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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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이동통신 가입자의 단말 기기변경 주기가 빨라지면서 장롱 속에 잠든 휴대폰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장롱 휴대폰을 회수하고, 오는 2020년 열리는 도쿄올림픽에서 사용될 메달 제작에 재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게임·DVD 판매업체 게오 홀딩스는 사용되지 않고 장롱 속에 잠든 휴대폰의 가치가 1조7013억엔(약 17조원)에 달한다고 18일 발표했다.
 

[자료사진=NTT도코모 제공 ]


게오 홀딩스는 간사이대학(關西大學) 연구팀과 함께 장롱 휴대폰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1인당 휴대폰 평균 보유대수에서 평균계약대수를 뺀 숫자에 휴대폰 보유자 수를 곱해 '장롱 휴대폰 대수'를 산출하고, 여기에 중고폰 평균 가격을 곱했다. 지난 2015년 조사시에는 장롱 휴대폰이 1조6489억엔(약 16조원) 규모였지만, 이번 조사에선 약 500억엔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게오 홀딩스 관계자는 장롱 휴대폰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기기변경 후 필요가 없어진 휴대폰 단말기를 되판다는 습관이 아직 일본에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향후 장롱 휴대폰이 중고시장에서 거래될 경우 휴대폰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쓰던 휴대폰을 중고시장에서 거래할 경우 개인정보 침해 등을 우려해 보관하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일본 중고 휴대폰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게오 홀딩스의에서 판매되는 중고 휴대폰은 2014년부터 2017년 최근까지 매출량이 전년 대비 135% 씩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는 장롱 휴대폰을 재활용하기 위해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선수들에게 수여될 메달에 장롱 휴대폰의 금속부품을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가동시켰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사용하지 않는 휴대폰을 회수한 뒤 금속 부분을 재활용해 금, 은, 동 메달 약 5000개를 제조한다는 계획이다. 조직위는 이를 위한 휴대폰 회수 작업을 지난 4월부터 시작했다.

조직위는 지난해 11월 사용하지 않는 휴대폰을 회수해 메달을 제작한다는 구상을 밝혔으며, 올해 4월부터 휴대전화 회수를 위해 이동통신 사업자 NTT도코모와 일본환경위생센터 등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일본 전지역 약 2400개 NTT도코모 대리점과 지방자치단체 시설에 휴대폰 회수함을 설치해 이용자들의 ‘장롱 휴대폰’를 회수하기 시작했다. 회수 제품은 휴대전화 이외에도 PC와 디지털카메라 등이 대상이다.

일본 내각부는 1인당 평균 3.8년 마다 휴대폰 기기를 변경하는 것으로 집계했지만, 기기를 변경하면서 회수되거나 재활용되는 비율은 14.6%에 그쳤다고 밝혔다. NTT도코모는 지난 1998년부터 회수한 휴대폰이 누계 9143만대에 이른다고 발표했으며, 지난해는 약 360만대를 회수했다.   

조직위는 과거에도 올림픽대외에서 원재료 일부에 재활용 금속이 포함된 메달이 제작된 사례는 있지만, 메달 제작을 위해 휴대폰 등 소형가전을 회수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조직위 관계자는 “장롱 휴대폰 회수 프로젝트는 도쿄올림픽에서 시상하는 메달을 제조할 뿐만 아니라, 대회 이후에도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을 위해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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