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성환 노원구청장 "친환경 에너지정책 실천 '한국판 프라이부르크'로 거듭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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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기자
입력 2017-09-1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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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 프라이부르크 1970년 핵에너지 철폐 '녹색도시' 명성

  • 하계동에 국내 최초 '친환경 에너지자립 단지' 10월 준공

  • 환경·문화·복지 등 주민 주체 '마을 공동체' 복원 마무리

  • 노면전차 부활 등 옛 화랑대역사 '철도공원' 밑그림 착착

김성환 노원구청장이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하계동 에너지제로주택 등 각종 현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노원구 제공]


"석탄과 원자력으로부터 자유로우려면 우선 최대한 에너지를 절약하는 경제사회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불가피할 경우엔 여러 재생에너지로 지구의 부담을 줄여야 할 것입니다. 먼 옛날 공룡이 멸종했던 것처럼 지금 이 상태로라면 우리인류도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 단정할 수 없습니다."

서울 노원구 김성환 구청장이 지난 8일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새정부의 '탈핵 시대' 선포 만큼이나 화석연료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현 지질시대를 소위 지구기후와 생태계를 변화시켜 만들어진 '인류세'로 지칭한 지질과학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지구가 멸망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구청장은 서울의 가장 동북쪽 끝에 있는 노원구를 '한국판 프라이부르크(Freiburg)'로 조성하고자 한다. 전 세계적인 녹색도시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독일 남서부 프라이부르크는 1970년 초 시민들의 원전건설 반대운동으로 핵에너지 사용을 전격 철폐했다. 그야말로 성난 민심이 거둔 쾌거다. 당시부터 '태양의 도시'란 별명을 갖고 있다.

올 10월 준공을 앞둔 하계동 에너지제로주택은 이 연장선에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키 위해 국토교통부 연구개발사업으로 건설된 국내 최초 친환경 에너지자립 단지다. 공동체 생활을 실천하는 협동조합형 아파트이며 태양과 지열로부터 필요한 전기를 만든다. 예컨대 급탕이나 환기, 조명에 화석연료를 일절 쓰지 않는다.

◇ 지구에 부담 덜어주는 이웃과 행복한 마을

에너지주택은 그동안 실험용으로만 시도했을 뿐이다. 즉 대단위 거주용은 처음이다. 외단열‧고기밀‧열교차단 등의 패시브 설계기술로 가정 내 에너지 요구량을 기존 주택과 비교해 61% 수준까지 획기적으로 줄였다. 여기에 열회수형 환기장치, 통합배관, LED등의 사용으로 추가 절감이 이뤄진다. 이렇게 아끼고 모아 결과적으로 '에너지플러스'를 이끌어낸다.

모두 121세대가 지어졌다. 이제 두달 뒤면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전체에서 115세대는 행복주택으로 공급돼 신혼부부, 고령자, 산업단지 근로자의 보금자리가 된다. 앞서 7월 21~23일 입주자를 모집한 결과 경쟁률이 최종 3.86대 1을 기록할 만큼 그 인기가 뜨거웠다. 10월과 11월 각각 당첨자 발표, 교육참여에 이어 입주를 시작한다.

노원구는 우리 건축문화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는 아예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단열재와 삼중창을 의무적으로 갖춘다. 벌써부터 에너지 주택 소재 산업에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의 관련 업체들은 수요가 없어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삼중유리와 단열 문짝 생산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김성환 구청장은 "단지 내 마을공동체를 형성해 청소, 방범 등에 서로가 자발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환경 같은 다채로운 주제에도 자유롭게 토론의 장이 마련된 것"이라며 "다시 말해서 주민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고민하고 사는 동안은 주체적으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구 역시 관심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 서울철도 역사 120년 화랑대 철도공원

공릉동 옛 화랑대 역사에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철도공원'은 서울의 120년 철도역사를 알리는 곳으로 활용코자 한다. 김 구청장은 "육사 옆 화랑대역은 그 인근에 주민들이 별로 살지 않는다. 지금은 고즈넉한 사진촬영 장소로 활용되는 정도"라며 "앞서 서울시장과 만났을 때 수도권 내 철도를 테마로 한 교육장이 없어 서울에 철도박물관을 만들자 건의했다"고 소개했다.

노원구는 광운대역에서 삼육대 뒤편까지의 구간에 노면전차를 전격 부활시켜 관광코스로 운영할 계획이다. 일부러 김 구청이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과거 노면전차를 살펴보기도 했다. 오래 전 우리나라 동네 곳곳을 누볐된 전철이 지금도 교통수단으로 쓰인다. 마치 우리의 버스 전용차로처럼 노면전차가 중앙길을 차지한다고 했다.

일본 현지에서 20대 가량이 여전히 운행되고 있다고 전한 김 구청장은 "관광청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단도직입적으로 우리에게 1대를 팔라고 건의했다. 그랬더니 한일 문화교류 차원에서 기증 의사를 밝혔다"고 언급했다. 그렇다고 남은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해당 노면전차가 만들어진 곳이 나가사키 민간회사인데, 이 설비를 기증하면 신차가 곧장 투입돼야 한다. 따라서 교체와 동시에 기증 절차가 진행될 예정으로 다소 시간이 걸린다.

노원구는 노면전차가 한국에 들어오면 6호선 화랑대역에서 공원을 연결시켜 다니도록 할 방침이다. 약 700m 구간이다. 초기 모델은 개방형이었는데 예기치 못한 사고가 난 뒤 문짝이 만들어졌단다. 지난 5월에는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후문에 있던 1950년대 미카열차와 거의 국보급으로 취급할 만한 협궤열차가 이곳 철도공원으로 옮겨져 설치됐다.

◇ 마을공동체 복원 여섯 번째 마무리 걸음

'마을공동체 복원' 프로젝트는 노원구와 7년째 구정을 이끌고 있는 김 구청장의 야심작이다. 도시화로 인해 개인주의, 이기주의, 황금만능주의가 확산됐고 전체 마을이 행복해지기보다 나와 내 가족만 챙기는 현 사회를 바꿔보자는 취지다. 그간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아 먼저 이웃과 인사부터 하자는 '안녕하세요'를 시작으로 '나누면 행복해집니다', '마을이 학교다', '녹색이 미래다', '사람이 우선입니다' 등을 실천해왔다.

김 구청장은 "행복한 구민의 집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친환경 정책으로 주택 밑바탕을 탄탄히 하고 1층에 복지의 집, 2층에는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의 집, 그리고 일자리와 문화라는 집을 각각 3·4층에 올리고 있다"면서 "간략히 환경을 기본으로 복지, 교육, 일자리, 문화를 채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문화 및 체육운동으로 행복과 건강을 올리자는 '노원아 놀자 운동하자'로 7년 과정의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구민 모두가 한 가지 이상의 문화·체육 활동을 누리자는 내용이다. 이때 자치구는 구민들이 쉽게 동참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행정·재정적 도움을 아끼지 않는다.

김성환 구청장은 "문화 프로그램을 늘려 관련된 인프라는 구축하면서도 문화취약계층에 대해 배려하는 정책,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즐기는 구민이 그 주체로 성장하는 정책을 펼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개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면서 사회발전에도 이바지하는 것이 우리구 문화정책의 큰 방향"이라고 전했다.

◆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전남 여수 출생 △서울 한성고, 연세대 법학과, 연세대 행정대학원(도시·지방행정 전공) 석사 △1995~1998년 노원구의회 의원 △1998~2002년 서울시의회 의원 △2003~2006년 대통령 비서실 정책관리비서관실 행정관 △2006~2007년 대통령 비서실 정책조정비서관 △2008~2010년 한국미래발전연구원 기획실장 △민선5·6기 서울시 노원구청장(2010년 7월~) △저서 : 진보의 미래를 위한 대한민국 국가전략(2010),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2010), 노원의 날개짓이 세상을 바꾼다-나비효과(2012), 생각은 세계적으로 행동은 마을에서(2014).
 

김성환 노원구청장이 아주경제와 인터뷰에서 하계동 에너지제로 주택 등 각종 현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노원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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