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사이트] 핀테크 시대 금융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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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7-08-3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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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학상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진=교보라이프플래닛 이학상 대표]

"찻잔 속 태풍이 아닌 핵폭풍"

최근 영업을 개시한 카카오뱅크를 두고 나오는 소리다. 국내 두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개점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대단한 성과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높은 실적에 기존 은행권이 느끼는 위기감은 상당해 보인다.

본격적인 비대면 금융시대가 열리면서 마음이 급해지기는 보험업계도 마찬가지다. 4년 전 인터넷으로만 보험을 판매하는 전업 생명보험사가 등장했을 때만 해도 보험업계는 반신반의했다. 생명보험은 보험설계사를 통해 가입하는 방식이 고착화됐기 때문이다. 몇몇 보험사가 다이렉트 상품을 내놓긴 했으나 주요 보장성보험이 아닌 연금저축 등 저축성 상품이 대부분이었다.

인터넷보험에 먼저 반응을 보인 것은 30~40대의 젊은층이다. 비대면 금융거래에 익숙하고 물건 하나를 사도 최저가 비교를 위해 손품을 파는 고객들이 인터넷보험의 '가성비'에 주목한 것이다. 이들은 상품 보장내역과 보험료는 물론 심지어 수수료율까지 찾아 꼼꼼히 비교한 뒤 자신의 돈과 시간을 아껴줄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한다.

지문인증 한번으로 24시간 보험가입부터 해지까지 가능한, 높은 편의성도 한몫 했다. 핀테크 시대에 보험사에 직접 찾아가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가입을 해지해야 하는 기존 방식으로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힘든 것은 자명하다.

인터넷 전업사를 포함해 일찌감치 인터넷보험시장의 가능성에 주목한 회사들이 첨병이 되어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을 위해 노력한 결과 보수적인 생보시장도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고객들은 보험사와 모바일로 보험상품을 '직거래'하고 카카오톡 메신저로 실시간 소통하며, 커뮤니티를 통해 개선사항과 의견들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피드백을 받게 됐다.

이제는 한동안 인터넷보험의 성장 추이를 관망만 하던 대형 보험사들도 인터넷상품을 내놓고 저마다 종이청약서를 없애는 등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느라 분주하다.

그러나 종이나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상품개발 철학부터 IT 시스템, 내부 프로세스에 이르기까지 비대면 채널에 맞춘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같은 상품을 온라인으로 옮겨 판매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투자와 함께 전문성과 차별성을 갖추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격변하는 핀테크 시대를 맞아 보험업계는 비대면채널에 최적화된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 기존의 공급자 위주가 아닌 소비자 지향적인 합리적인 상품구조와 고객이 원할 때 언제 어디서나 닿을 수 있는 쉽고 편리한 시스템, 급격하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라이프사이클에 맞춘 정교한 보험서비스를 갖추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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