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재벌 '아얄라', 전기차 사업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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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 기자
입력 2017-08-2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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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과 금융 사업으로 성장해온 필리핀 대기업 ‘아얄라 코퍼레이션’이 제조업 확대를 통해 전기자동차(EV) 사업에 진출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얄라 코퍼레이션은 지난 6월부터 오스트리아 기업과 공동으로 이륜차 생산에 돌입했으며, 최근 1년간 3곳의 유럽기업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제조업으로의 확장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얄라 코퍼레이션의 제조업 확장 노선은 전가자동차(EV)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아얄라 그룹 내 경영자원을 EV 분야로 집결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아얄라 코퍼레이션 제공) 


아얄라 코퍼레이션은 최근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 근교에 신설된 공장에서 중형 이륜차 생산을 시작했다. 이 공장은 아얄라의 자회사 ‘AC 인더스트리얼 테크놀로지 홀딩스’와 오스트리아 이륜차 제조업체 ‘KTM'이 공동으로 설립했다.

이 공장의 생산대수는 아직 1일 20대 정도지만, 증산 가능성이 높은 공장이라는 평가다. 현재는 KTM과 제휴를 체결한 인도 업체로부터 이륜차 부품을 공급받고 있지만, 태국과 말레이시아로부터 공급처를 단계적으로 변경해 생산 비용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아얄라와 KTM이 제조한 이륜차는 국내 판매를 넘어 향후 중국과 태국에도 수출될 전망이다.

AC 인더스트리얼 테크놀로지 홀딩스는 이 공장이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아얄라 코퍼레이션이 이륜차 생산을 통해 제조업의 노하우를 축적시켜 전기차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시키겠다는 계획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아얄라 코퍼레이션은 다양한 계열사를 산하에 두고 있다. 



아얄라 산하 차량용 전자기기 수탁생산(EMS) 업체 IMI는 지난해 9월 독일 차량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를 인수했으며, 5월에는 영국 전자기판 제조업체를 사들였다. 7월에는 독일 자동차 부품회사까지 잇따라 인수했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제조업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

또 아얄라는 최근 차량용 전자기기 수탁생산 업체 IMI를 자회사 AC 인더스트리얼 테크놀로지 홀딩스 산하로 옮기면서 부품제조업과 자동차 판매 사업을 통합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얄라의 공격적인 M&A와 사업 통합 작업이 전기차 사업 진출을 위한 포석이라고 분석한다. AC 인더스트리얼 테크놀로지 홀딩스를 이끄는 아더 탄(Arthur Tan) 사장은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가솔린 차량에서 EV 차량으로 경쟁 축이 바뀌는 지금이 가장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3만개 이상의 부품을 조립해야 할 가솔린 차량과 비교해 전기차는 부품수가 현격히 적어 전기차 시장 진입 장벽은 비교적 낮다.
 

(아얄라 코퍼레이션 산하 AC 인더스트리얼 테크놀로지 홀딩스)


차량용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강점이 있는 아얄라 산하 IMI는 독일 보쉬(Bosch)로부터 주요거래처로 인정받을 만큼 높은 기술력을 자랑한다. 전기차 보급을 좌우하는 충전설비는 IMI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EV용 충전설비를 도입하면 된다.

또 아얄라 코퍼레이션의 부동산 부문 ‘아얄라 랜드’가 상업시설과 건물, 토지를 제공하고, 고속도로를 운영하는 자회사 AC인프라가 배전망을 정비해 자회사 AC에너지가 전기 공급을 한다면 충분히 EV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필리핀은 자동차 판매량이 급증하는 시장으로 꼽히고, 환경대책을 중시하기 시작한 필리핀 정부가 EV 차량 보급 정책을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아얄라의 EV 사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가솔린 차량 생산에서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밀렸지만, EV차량 생산에선 엔진 등 기존 부품을 제조하는 공장이 없다는 점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중소부품 기업이 많지 않은 필리핀 제조업의 생태계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더 탄 AC 인더스트리얼 테크놀로지 홀딩스 사장. (사진제공=아얄라 코퍼레이션) 


하지만, 아더 탄 AC 인더스트리얼 테크놀로지 홀딩스 사장은 아얄라가 전기차 제조부문을 강화하는 이유에 대해 "EV사업은 시장진입 장벽이 낮아 신규 사업자도 기존 완성차 업체와 경쟁이 가능하다"며 "가솔린 차량용 설비가 없는 만큼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우리는 이미 자동차부품과 전자부품 사업을 통해 기술력을 축적하고 있어 분명히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아얄라 코퍼레이션은 부동산, 은행, 통신, 에너지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통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하우스 개발까지 제조업을 기반으로 그룹사들을 효과적으로 연계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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