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케어 무산..·불붙은 탄핵론에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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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7-07-1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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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화당 내홍에 상원 문턱 못넘어

  • 취임 반년만에 지지동력 상실 우려 나

  • "탄핵여론 워터게이트보다 심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AP]


문은주 기자 = ​취임 6개월을 맞은 트럼프호가 표류하고 있다.  미국 의료보험 시스템 개혁안(ACA·오바마케어)의 수정판인 이른바 '트럼프케어(AHCA·미국건강보험법)'이 결국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하는 등 주요 국정 어젠다가 좌초 위기에 있다. 러시아 스캔들에 발목이 잡혀 탄핵론이 다시 불거지면서 큰 곤혹을 치르고 있다. 

◆ 1호 국정과제 통과 무산에...트럼프 지지동력 상실 입증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이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케어에 대한 미 공화당 내 반대 여론을 진화하지 못하면서 의회 통과가 사실상 무산됐다. 의회 회기를 8월 둘째주까지 평년보다 2주 정도 연장하면서까지 휴회 전에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당초 목표가 무너진 것이다.

이는 공화당 랜드 폴(켄터키)과 수전 콜린스(메인) 상원의원에 이어 마이크 리(유타)와 제리 모런(캔자스)이 트럼프케어에 반대한다고 밝히는 등 당내 트럼프케어 반대표가 4명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전체 상원 의원은 100명이다. 민주당(48석) 소속 상원 의원 전원이 반대하는 가운데 수정안이 처리되려면 52석인 공화당에서 반대표가 2표에 머물러야 하지만 최소 4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런 상황은 그간 논란이 되던 '메디케이드'의 예산 삭감 규모를 두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탓이 크다. 메디케이드는 65세 미만 저소득층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 보조 제도다. 예산 규모를 더 축소해야 한다는 강경파와 취약계층 타격을 막기 위해 삭감하지 말아야 한다는 중도파 등 공화당 내 10여 명이 반대하고 나섰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제1국정과제가 거듭 암초를 만나자 큰 기대를 걸지 않는 모양새다. 실제로 최근에는 트위터를 통해 "아예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새로운 건강보험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며 "공화당이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소속 정당 내 불협화음이 계속되는 등 지지 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만큼 효력을 가늠하기는 쉽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케어는 앞서 하원에서 한 차례 불발됐다가 지난 5월 초 겨우 통과됐지만 상원 문턱은 아직 넘지 못했다. 당초 이번주 중에 예정돼 있던 표결은 공화당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의 수술로 연기됐다.

◆ "워터게이트보다 심각"...불붙는 탄핵론에 진퇴양난

지난 1월 취임을 전후해 수면 위로 드러난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등 러시아 스캔들도 내내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에는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까지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탄핵론까지 재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CNN 등 현지 언론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팀은 최근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변호사의 회동에 참석했던 러시아계 인사의 신병을 추가로 확보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 뉴스이자 마녀사냥이라고 맞서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보인다.

특히 지난 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공식 양자회담을 가진 후 따로 비밀리에 만난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CNN 등 미 주요 언론의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지난 12일에는 민주당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이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obstruction of justice)' 혐의를 들어 하원 의회에 탄핵안을 공식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당론이 아닌 만큼 당장 효력을 발휘하지 않겠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의회에 발의됐다는 점에서 트럼프 탄핵론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여론은 과거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보다 더 강하다는 여론 조사 결과도 나왔다. 워터게이트는 지난 1972년 닉슨 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비밀 공작팀이 워터게이트 빌딩 내 민주당 본부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된 사건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 등에 따르면 미국 몬마우스 대학이 13일부터 나흘간 성인 8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41%가 트럼프 탄핵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973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 여론이 24%였던 점에 비하면 2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당시 닉슨 탄핵 반대율은 62%에 이르렀지만 트럼프 탄핵 반대는 53%에 그쳤다.

한편 오는 20일 취임 6개월을 맞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36%에 그쳐 지난 70년간 취임 6개월 기준 미 대통령의 지지도 가운데 최저 수준을 기록, 취임 100일 당시 지지율보다 6%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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