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이트]동계 올림픽 통해 ‘스포츠 강국’ 꿈꾸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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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입력 2017-07-3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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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넥스나인 대표


제128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중국 베이징시가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이로써 베이징은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을 모두 치르게 되는 세계 유일의 도시가 되었다. 동계 올림픽을 수도에서 개최하는 것은 노르웨이의 오슬로에 이어 두 번째이기도 하다.

베이징시는 2015년 6월 발표한 ‘스포츠 산업 발전과 소비 촉진을 위한 지침 2025’를 통해 “베이징의 스포츠 산업 소비가 3000억 위안(약 56조100억원) 시대를 향해 빠르게 전진하고 있으며, 50% 이상의 중국 인구가 동계 스포츠를 접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시가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최종 확정되면서 이 같은 예상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중국의 동계 스포츠 산업 역사는 비교적 짧은 편이다. 하지만 성장 속도는 이례적으로 빠르다. 1인당 국민총생산(GDP) 8000달러 시대에 접어들면서부터는 그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동계올림픽의 대표 종목 중 하나인 스키의 경우를 보면 중국 스포츠 산업의 현주소를 엿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국의 스키 인구가 5000만명 내외이지만 2020년까지 6배 이상 성장하여 3억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570여개의 스키장이 있는데, 이는 전 세계 6000개 스키장의 약 10%에 해당한다. 또 중국의 스키장 중 절반이 넘는 300여개의 스키장이 100억 위안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알파인 스키장으로 사용될 장자커우(张家口)는 현재 베이징에서 차량으로 3시간가량 소요되지만, 2020년 고속열차(动车)가 개통되면 50여분 만에 갈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 된다. 최근 인터넷 플러스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과 기술을 배경으로 스키장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북경설세계스키장(北京雪世界滑雪场)은 베이징에서 30분 거리인 창평에 위치한 총면적 50만평의 대형 스키장인데, 샤오미 부회장 출신이 투자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게임 분야에 있어서도 스포츠를 테마로 한 게임들이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과의 결합으로 보다 극대화되면서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동계올림픽에 앞서 베이징 올림픽 도시개발협회(BODA)는 글로벌 투자사인 IDG와 협력하여 2016년 동계스포츠박람회를 론칭했다. IDG는 500개 기업에 투자하여 그중 80개사가 기업공개(IPO) 상장을 한 바 있는데, 최근 이 회사의 투자 경향은 스포츠 콘텐츠 쪽으로 바뀌어 20여개의 스포츠 관련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동계 스포츠 박람회를 론칭한 IDG 경영진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수년 전 인터넷 플러스 기업 창업 초기에 투자를 해서 벌었던 막대한 이익을 지금부터는 스포츠에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과 중국을 일컬어 G2라 부르며 전 세계 패러다임의 두 축으로 여겨왔는데, 5년 후인 2022년에는 그 패러다임의 축이 어떻게 변해 있을지 궁금하다.

현재 중국의 인구는 13억5000만명이고, 미국의 인구는 3억1000만명이다. 현재 미국과 겨룰 수 있는 중국 내 인구가 1억5000만명에서 2억명 정도의 숫자라면, 2022년엔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인구 즉, 3억 이상의 인구로 확장될 수 있다. 이 경우, 아마 그 경쟁은 또 다른 깊이로 다가올 것이라 믿는다.

스키라는 종목 자체가 장비와 시설 인프라가 부족하면 할 수 없는 선진국형 스포츠다. 중국 정부는 세계 2위 경제대국 지위에 걸맞은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스포츠의 대중화·저변화·프로화를 이뤄야 한다고 보고 관련 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이 동계올림픽에 더 공을 들이고자 하는 이유도 이러한 의지의 연장선상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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