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이야기] 삼성·LG디스플레이 위협하는 차이나파워, 징둥팡(B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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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7-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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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 차세대 아이폰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제공업체로 징둥팡에 눈길

  •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LCD 대화면과 OLED 투트랙 전략

  • 중국 당국 대대적 지원 아래 스마트화, 특허 및 세계시장 확보에 집중

[그래픽= 아주경제 임이슬기자 90606a@]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제공업체로 삼성이 아닌 중국 기업에 눈길을 주고 있다는 설이 번지고 있다. 지난 2월 이러한 소문이 불거진 데 이어 최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실리콘밸리 사람들 사이에서 중국 기업의 이름이 오르 내리고 있다고 중국 언론은 보도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IHS Markit은 중국의 이 기업이 2019년 세계 최대 아몰레드(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업체가 될 것이라는 파격적인 전망도 내놨다.

삼성과 LG가 장악하고 있던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넘보며 위협적인 다크호스로 떠오른 기업은 바로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징둥팡(京東方·BOE)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018년 출시될 차세대 아이폰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공급업체가 징둥팡이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예상했다. ‘양(量)’으로 공세를 펼쳤던 징둥팡은 최근 생산설비를 확충하는 동시에 기술 확보 등에 공을 들이며 삼성·LG 디스플레이의 아성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징둥팡이 중국 최초로 6세대 ‘휘어지는(플렉시블)’ 아몰레드 생산라인을 쓰촨성 청두에서 가동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 소식은 징둥팡이 애플의 새로운 동반자가 될 것이라는 소문과 더해져 디스플레이 업계를 긴장시켰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시그메인텔은 중국 기업의 세계 스마트폰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이 아직 3% 수준이지만 2021년이면 35%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장 중 하나는 ‘메이드 인 차이나’가 되는 셈으로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징둥팡이 있을 전망이다.

징둥팡은 ‘실패’라는 토양을 딛고 혁신으로 성공신화를 이뤄낸 중국 대표 기업이다. 1992년까지만 해도 징둥팡은 7년 연속 적자로 파산 위기에 몰린 '베이징전자관'이었다. 그 해 9월 당시 35세의 패기 넘치는 청년 왕둥성(王東升)이 공장장으로 부임한다. 1993년 4월 왕둥성은 당시 직원들이 한 푼 한 푼 모은 650만 위안과 베이징전자관이 남긴 자산을 바탕으로 징둥팡의 전신인 베이징둥팡전자그룹을 창립했다.

왕둥성이 이끄는 징둥팡은 빠르게 성장했다. 시장화·국제화·전문화를 내걸고 앞으로 내달린 징둥팡은 적자 경영에서 탈출해 흑자기업이 됐고 1997년 6월에는 선전 B주(외국인 전용)에, 2001년 1월에는 A주(내국인 전용) 상장에 성공하며 중국을 대표하는 디스플레이 생산업체로의 확실한 기반을 다졌다. 징둥팡의 성공신화를 주도한 왕 회장은 자주혁신의 선구적 리더로 꼽히며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연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징둥팡은 최근 대세로 떠오른 OLED와 대화면 LCD 패널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며 전국적으로 생산라인 확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15년 징둥팡은 푸저우(福州)에 8.5세대 LCD 패널 생산라인을, 안후이성 허페이(合肥)에는 TFT-LCD 10.5세대 생산라인 착공은 선언했다. 푸저우 생산라인은 지난 2월 가동했고 허페이 생산라인은 내년 가동이 목표다. 최근 가동된 청두의 아몰레드 생산라인도 2015년 착공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가기 위한 최첨단 기술 확보와 스마트화, 글로벌 시장 진출 등에 공을 들이며 두· 자릿수 고속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징둥팡의 영업이익은 689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41.69% 급증했다.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는 41억4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24.74%, 연구인력 규모도 24.78%나 늘렸다. 노력의 결과로 지난해 징둥팡은 총 7570건의 특허를 새롭게 출원했다. 이 중 발명 특허가 80%다. 지금까지 확보한 특허도 5만건이 넘는다. 징둥팡이 아직 삼성·LG 디스플레이와 기술적 격차가 크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중국 당국은 징둥팡을 제조업 강국 도약을 이끌 혁신기업으로 보고 주시하고 있다.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의미다. 지난 2015년 1월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징둥팡 충칭 공장을 시찰하고 "중국이 제시한 5대 발전 이념 중 혁신이 최우선”이라며 징둥팡에 “혁신을 더 높은 단계로 이끌어 달라”고 직접 주문하기도 했다. 

공장의 스마트화와 스마트 시장 공략도 노리고 있다. 사물의 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 생산 시스템을 갖춰 고객에게 필요한 최적의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포부다. 스마트 물류로 배송효율도 높이고 있다. 스마트 자동차용 제품 생산 등으로 시장 범위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세계로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최근에는 러시아에 자회사를 설립해 출사표를 던졌다. 미국·독일·일본·한국·싱가포르·인도 등 국가 및 지역에 지사 혹은 연구기지를 설립해 유럽과 미국, 아시아를 아우르는 서비스 네트워크도 구축한 상태다.

기업 인수에도 적극적이다. 미래산업 선점을 위해 미국의 증강·가상현실(AR·VR) 기업 메타(Meta)를 인수했고 중국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스템 업체인 징뎬국제(精戰國際), 프랑스의 유통 분야 IoT 업체인 SES-imagotag 등을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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